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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미의 여의도잼] '친문'과 '동교동계' 사이 이낙연, 묘수는?


입력 2020.10.13 08:00 수정 2020.10.13 07:56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친문 반발하자 동교동계 복당설 일단 일축

대선 국면 시작 전 '대통합 행보' 가능성 존재

부산 만찬서 '홍어 반, 아나고 반' 일화 언급

친노·친문과 DJ 동교동계 사이 고민 지점 드러냈을 수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동교동계 원로들은 민주당 바깥에서 원로다운 방식으로 민주당을 도와주시리라 믿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5선·서울 종로구)가 12일 정대철·권노갑 전 의원 등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 그룹인 동교동계의 '복당설'에 대해 일단 선을 그었다.


이 대표가 최근 동교동계 원로인 정 전 의원과 만나 동교동계 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상의했다는 이야기가 11일 알려진 후 당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당 수석대변인이자 친문계인 최인호(재선·부산 사하구갑) 의원은 12일 "정대철씨는 민주당에 관심 갖지 말아주시길 바란다"며 "복당에 대한 자가발전을 멈춰라. 원님 덕에 나팔 불 생각을 거둬 달라"고 쏘아붙였다. 오영훈 당 대표 비서실장은 "동교동계 복당은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한번 배신한 자 또 배신하지 말라는 법이 없고, 이분들이 복당해서 얻는 이득이 없고 오히려 구태정치 당내 분란만 일으킬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지적했다.


동교동계는 민주당이 야당이었던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공격하면서 집단 탈당했고,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며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지난 21대 총선 때는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 대표에 대한 지지선언과 함께 복당 의사를 밝혔지만, 친문 세력의 반발로 보류됐다.


당내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동교동계 복당 움직임에 대한 반발이 강한 상황이라, 당장 복당을 추진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시작되기 전 이 대표가 '대통합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권주자 입장에선 지지세 확장이 필수적인데다, 역대 대권주자와 비교했을 때 안정적인 당내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 대표가 대권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선 동교동계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동교동계의 지지 여부는 '이낙연 대세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차기 대선 경선에 나서려면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엔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이르면 내년 설 연휴 전 또는 올해 안에 동교동계의 복당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무리 친문 진영의 반발이 심하다고 하더라고,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이 대표가 동교동계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쉽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이 대표와 동교동계의 인연은 각별하다. 이 대표는 정치부 기자 시절 동교동을 출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공천을 받아 정계에 입문한 이 대표는 정 전 의원이 새천년민주당 대표 시절 당시 비서실장이었다.


이 대표는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민주당 복귀를 하루 앞둔 지난 1월 14일 정 전 의원을 만나 4·15 총선과 관련된 조언을 듣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이 전 총리에게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조직을 만들려면 총선 과정에서 의원들을 도와주고 친해지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고 한다.


친문 세력과 동교동계는 모두 이 대표에게 중요한 인사들이다. 이 대표가 8·29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7월 말 부산 지역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당시 대변인)의 '홍어 반, 아나고(붕장어) 반' 일화를 언급한 것도 그의 고민 지점이 여실히 드러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호남 출신으로서 당내 주류인 친노(친노무현)·친문과 동교동계를 함께 품으며 어떻게 '스무스하게' 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말이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누구보다 믿을만한 조직이 필요한 이 대표가 친문 세력과 동교동계 사이에서 어떤 '묘수'를 내놓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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