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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만개로 대중음악계에 일으킨 파장


입력 2020.10.19 08:00 수정 2020.10.19 07:16        데스크 (desk@dailian.co.kr)

트로트가수 노래가 음악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오르는 건 극히 드문 일

다양한 성격의 가창 모두 최고 수준으로 소화하기 때문에 팬들이 감탄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김호중이 지난 9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청에 사회복무요원으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호중의 새 앨범이 파장을 일으켰다. 일단 수록곡 ‘만개’가 ‘뮤직뱅크’ 1위 후보에 올랐다. 이것이 이례적인 사건인 것은 김호중이 ‘미스터트롯’으로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시장에선 김호중을 트로트 가수로 분류한다. 트로트가수의 노래가 음악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오르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일부 매체는 트로트곡 1위 후보가 ‘뮤직뱅크’ 사상 최초의 사건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 강진이 ‘땡벌’로 ‘뮤직뱅크’ 사상 최초 트로트곡 1위를 했었다고 회고한 적이 있기 때문에 ‘만개’ 1위 후보가 최초까지는 아닐 수 있다.


그래도 어쨌든 매우 희귀한, 기념할 만한 사건이다. 사실 ‘만개’라는 곡 자체는 트로트가 아니지만 그래도 트로트계에서 이름을 알린 성인가요 스타의 노래이기 때문에, 아이돌이 각축을 벌이는 주말 순위프로그램하고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심지어 1위에 오른 노래가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였다. 방탄소년단은 현재 세계 최고 아이돌이고, ‘다이너마이트’는 세계 최고 인기곡이다. 한민족 역사상 처음으로 배출한 전 세계 넘버원 곡인 것이다. 국내곡들하고 경쟁할 수준이 아니다. 국내 순위프로그램에선 무조건 1위할 곡이다.


이런 국제적 히트곡이 나타난 이례적 조건에선 2위가 사실상 국내 1위에 해당한다. 평시 같았으면 국내 1위할 노래가 ‘다이너마이트’라는 국제 1위곡 때문에 2위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만개’는 사실상 ‘뮤직뱅크’ 1위에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성인가요 신인가수의 노래가, 심지어 군대에 가서 활동조차 안 하는 사람의 노래가 순위프로그램에서 한류 아이돌들을 제치고 국내 최고 자리에 올랐으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김호중도 자신이 1위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에 ‘꿈이냐 생시냐’며 놀라워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김호중의 인기가 뜨겁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김호중 앨범 ‘우리가(家)’도 52만 장 판매로 역대 남성 솔로 초동판매 2위에 올라 업계를 놀라게 했다. 1위는 엑소의 백현이 ‘달라이트’로 기록한 73만 장인데, 강다니엘을 비롯한 백현 이외의 모든 아이돌 한류 스타들을 제치고 김호중이 전체 2위에 오른 것이다.


앨범 판매는 팬덤의 각축전이다. 당연히 아이돌 한류스타 팬덤이 주도해왔다. 성인가요 가수인 김호중의 팬덤이 여기서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이 업계 충격이다. 그만큼 이례적인 열기가 나타난다.


김호중 팬덤 열기엔 여러 이유가 작용했는데, 그중에서 이번 앨범에 나타난 것과 같은 김호중의 음악적 내공도 큰 영향을 미쳤다.


‘만개’에서 김호중의 실력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김호중은 성악 바탕의 강력한 발성으로 시청자에게 충격을 줬다. 이것만 해도 엄청난 경쟁력인데 ‘미스터트롯’에서 구성진 트로트 가창까지 선보였다. 그런데 ‘만개’에선 전혀 다른 소리, 성악의 힘을 뺀 발라드를 들려준다.


성악 바탕의 가수들이 그런 발성을 고수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그 힘을 빼고 전혀 다른 소리를 내는 김호중이 놀라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힘을 빼다가도 이 앨범의 ‘나만의 길’에선 성악 바탕의 웅장한 발성을 들려준다.


발라드와 성악은 둘 다 어느 정도 ‘무게’를 잡는 진지한 스타일인데, 그러다가도 같은 앨범의 ‘애인이 되어 줄게요’에선 장터에서 흥을 일으킬 법한 ‘고속도로 뽕짝’ 스타일을 선보인다. 이렇게 다양한 성격의 가창을 모두 각각 최고 수준으로 소화하기 때문에 팬들의 감탄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응원하고 밀어주고 싶은 열기가 생겨난 것이다. 군대 기간 음악적 내공을 더 기른다면 앞으로 또 어떤 경지를 들려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뮤지션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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