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등 연내 백신 개발 마무리 예정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젊은층과 고령층에 모두 효과 보여
국내 기업들 임상 1상 진행 중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 백신 개발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국산 백신 임상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관심이 쏠린다.
전 세계적으로 영국계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 대학이 공동개발하고 있는 백신, 미국 모더나와 화이자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이 가장 속도가 빠르다. 이들 기업의 백신은 연말 승인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세 회사 모두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3상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가 11월말이나 12월 초에 나올 전망이다.
특히 모더나의 mRNA 백신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3상 막바지 단계다. 모더나는 지난 7월 미국 89개 도시에서 3만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에 착수했는데, 이달 안으로 유효성과 안전성 등이 담긴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3상 결과가 성공적이라면 12월 중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는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을 비롯해 계약을 맺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BNT162' 역시 임상 3상이 마무리 단계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대표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백신 개발이 최종 마무리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화이자는 이르면 이달 중순 임상 3상의 안전성 데이터가 나오는 대로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AZD1222'가 고령자들에서 강력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중화반응을 보였으며, 젊은 성인에게도 면역반응을 나타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산 백신은 내년 말이나 돼야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미미한데다 국내 코로나19 환자 수가 부족해 임상시험 참여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총 19건(치료제 17건, 백신 2건)이다. 국내에서 승인한 임상시험은 총 26건(치료제 24건, 백신 2건)이지만, 이 가운데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 7건이 종료됐다.
국내에서는 제넥신의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 'GX-19'이 가장 기대를 모았다. 제넥신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지원' 사업의 1차 협약대상 과제로 선정돼 연구비 93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지난 6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은 제넥신은 X-19의 임상 1/2a상을 완료하고 2b/3상의 계획을 빠르게 승인받으려 했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진척은 더딘 편이다. 당초 임상 1상 결과를 지난 10월 중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이달 중순으로 한 달가량 미뤄졌다.
이 밖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6일 식약처에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을 신청한 상태다. 백신 개발 국내 업체 중 두 번째다.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 3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과 비교하면 속도 차이가 크다.
정부가 내년 말 백신 대량생산 목표 기한으로 잡고 1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임상에 가속도를 내기에는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백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많다"면서 "빨라야 내년 말에 개발이 완료될 텐데, 그때쯤이면 해외 기업들의 백신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공급이 될 시기다. 국내 임상이 속도를 내려면 정부의 좀 더 과감하고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