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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새 주인은?...관건은 '사업시너지'


입력 2020.11.16 11:22 수정 2020.11.16 11:2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사모펀드 인수시 자산매각, 배당 후 먹튀 등 '론스타 사태' 재현 우려

업계 "산업생태계, 국가 산업, 고용안정 등 감안시 SI 인수가 바람직"

두산인프라코어가 중동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50톤급 대형 굴착기 모델 DX520LCA. ⓒ두산인프라코어

국내 최대 건설기계업체 두산인프라코어가 매물로 나오며 누가 새 주인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론스타 사태가 재부각되면서, 업계에서는 단기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보다는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으로의 흡수합병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는 현대중공업지주-KDBI 컨소시엄(현중컨소시엄),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GS컨소시엄), 유진그룹,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 6곳이 숏리스트에 포함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들 중 현중컨소시엄과 GS컨소시엄, 유진그룹은 전략적 투자자(SI)가 포함돼 있지만 나머지 3곳은 순수한 재무적 투자자(FI)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인 FI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불거질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애초에 사모펀드의 목적이 지분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최단 기간에 창출하는 것인 만큼 두산인프라코어가 기업의 영속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기수익창출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론스타 사태가 재부각되면서 이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론스타는 과거 극동건설과 외환은행의 지분을 매입하고 되파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자산매각과 거액배당, 지분 분할매각 등을 통해 한국에서 수조 원의 이익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을 지연시켰다며 정부를 대상으로 5조원대의 지연배상금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 소송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든 MBK파트너스의 경우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올해까지 부동산 등 홈플러스의 자산 매각으로 2조2000억원가량을 현금화하고 근로자 수를 줄이면서 이 회사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의 사업 방식이 위법, 탈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기업에 투자할 때 지향점이 투자금의 조기 회수,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최대한의 수익을 내고 기업을 다시 매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영속성과 고용 안정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업계 1위인만큼 산업생태계나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고용 인원도 2800명에 달한다.


이번 입찰에서 숏리스트에 포함된 원매자 중 건설기계와 밀접한 업종 연관성을 지닌 곳은 GS건설과 현대중공업 정도다.


GS건설은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사로, 건설기계의 직접적인 수요처라는 점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시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계열사로 현대건설기계를 두고 있어 해당 업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구매와 R&D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과거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한라중공업을 2년간 위탁경영 후 완전 인수해 지금의 삼호중공업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면이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시 독과점 논란이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 수요자 우위인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 독과점 폐해 발생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국내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지만 이는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포함한 수치다. 두산밥캣은 이번 매각 대상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현대중공업 산하 현대건설기계는 20~30%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외국계 회사인 볼보건설기계도 비슷한 점유율로 현대건설기계와 2~3위를 다투고 있다. 볼보건설기계 외 어떤 해외기업도 진입할 수 있도록 시장이 열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기계 시장은 수입 제한이 없어 가격 결정권이 수요자에게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가 합병 이후 높은 점유율만 믿고 가격을 올린다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생긴 수입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형건설기계 시장은 일본 등 수입업체의 시장점유율이 높으며, 초대형 굴삭기 및 휠로더도 해외업체인 캐터필러와 두산중공업 산하로 잔류할 밥켓 등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두 회사를 합병한다 해도 독과점 이슈와 무관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켓을 포함하고도 세계 시장 점유율이 9위에 불과하며 현대건설기계는 20위권에 겨우 걸쳐 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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