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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패’ 이영택 감독의 부채·우산장수 부모 마음


입력 2020.12.03 12:35 수정 2020.12.03 13:38        계양체육관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외국인 선수 디우프 33득점 활약에도 3연패 수렁

디우프 공격점유율 높이자 국내 선수들 부진 걱정

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 ⓒ KOVO

KGC인삼공사는 팀 공격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발렌티나 디우프의 공격 점유율이 높아도 문제, 낮아도 문제다.


KGC인삼공사는 2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흥국생명의 원정경기서 1-3(25-16 25-27 11-25 20-25)으로 패했다.


이로써 3연패에 빠진 KGC인삼공사는 3승 7패(승점 11)로 4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지난달 29일 현대건설전에서 나온 세터 염혜선의 볼 배급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디우프는 14득점에 그치면서 기대에 못 미쳤다. 공격점유율 또한 38.53%로 평소보다 많이 낮았다. 결국 KGC인삼공사는 현대건설에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의존도를 줄여보고자 했던 염혜선 세터의 복안이었겠지만 이영택 감독은 디우프를 잘 활용하지 못한 것을 패인으로 꼽으며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했다.


이후 이영택 감독은 “(염혜선과)대화를 했는데 디우프한테 공을 많이 주는 거에 대해서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차근차근 대화 하면서 설명해줬고, 만약에 언론이나 팬들이 디우프에게 공을 많이 줘서 비난이 있다면 내가 다 막아주겠다고,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유가 있었다.


이 감독은 “수치상으로 보면 다른 팀도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높다. 5세트에 몰리니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을 40% 이상은 가져가야 한다. 경기력을 위해서라도 디우프가 많이 때리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KGC인삼공사 외국인 주포 발렌티나 디우프. ⓒ KOVO

이영택 감독의 마음은 제대로 전해진 듯 보였다.


염혜선은 1세트부터 디우프에 집중적으로 볼을 배급했고, KGC인삼공사는 강호 흥국생명을 상대로 초반부터 리드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1세트 초반 2-0으로 앞서고 있는 공격 상황에서 디우프에 3연속 볼이 배급되며 김세영의 블로킹에 가로막히기도 했지만 KGC인삼공사는 1세트를 25-16으로 잡아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디우프는 1세트에만 9득점, 62.5%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2세트에도 디우프에 볼 배급이 집중됐다. 1세트보다 많은 13득점을 올렸고, 점유율도 64.29%로 더 늘어났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듀스 접전 끝에 2세트를 내줬다. 23-24, 24-25 승부처에서 디우프가 공격에 성공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지원이 다소 아쉬웠다. 결국 마지막 한송이의 공격이 가로막히며 25-27로 세트를 내줬다.


3세트 들어 흥국생명 김연경이 공격에 살아나자 KGC인삼공사는 리시브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디우프의 공격도 위력을 잃었다. 3-9로 끌려가자 디우프는 염혜선 세터를 향해 좀 더 높게 올려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디우프는 이날 양 팀 최다인 33득점을 폭발시켰다. 점유율도 53.44%로 올라갔다. 이영택 감독도 “디우프는 여전히 제몫을 잘해줬다”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제는 국내 선수들이었다. 디우프 외에는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국내 선수들이 없었다.


이영택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공격이 안 되면 리시브서 버티고 그러면 좋은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보시다시피 레프트들의 공격력이 좋지 않아서 디우프에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디우프 반대로 갔을 때 결정이 나면 좋겠지만 멤버 구성상 그 부분이 안 된다. 계속 고민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레프트 구성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낮아서 우려가 많았던 디우프의 공격 점유율이 높아지니 이번에는 반대편 국내 선수들이 또 걱정인 이영택 감독의 마음은 부채 장수와 우산 장수를 자식으로 둔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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