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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에 달린 2차 잠정합의안…경영 정상화 기로에


입력 2020.12.14 11:55 수정 2020.12.14 12:0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이르면 노조 14일부터 2차 합의안 찬반투표

부결로 파업 장기화될 경우 내수·수출 '빨간불'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머리에 띠를 두른 노동조합원이 걸어가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지엠주식회사(이하 한국GM) 노사가 2020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파업의 늪'을 벗어날 지 주목된다.


회사측은 수 만대 규모의 생산차질을 만회하고 경영정상화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임단협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핵심 쟁점을 두고 일부 조합원들이 여전히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지난 10일 두 번째 '2020년 임금·단체협약' 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 4개월간 진통 끝에 마련한 첫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지 9일 만이다.


이전 합의안과 달리 2차안에는 임단협 타결 즉시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을 전부 취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당시 사장실 집기 파손으로 사측이 제기한 민사소송을 취하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 임직원이 한국GM의 차를 살 때 할인혜택도 근속기간에 따라 현행 할인율 보다 2%p 상향됐다. 회사 측이 내년 초까지 조합원 1인당 성과급과 격려금으로 총 400만원을 지급한다는 조항 등 기존 합의안에 들어있던 내용도 대부분 유지됐다.


노조는 이르면 14일부터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찬반 투표에서 투표인 과반수가 협상안에 찬성할 경우 임단협 협상이 최종적으로 타결된다.


이번 잠정합의안 타결 여부에 따라 한국GM은 '경영정상화' 또는 '파업리스크'의 길로 접어들 전망이다.


앞서 노조는 1차 합의안 도출 이전까지 15일에 걸쳐 파업을 단행했으며, 잔업과 특근도 거부했다. 그 사이 2만5000대 이상의 생산 차질로 사측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조합원들도 ‘무노동 무임금’에 의한 임금 손실이 인당 3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한국GM의 11월 판매는 45.6% 감소한 2만1384대에 그쳤다. 특히 미국 수출이 본격화된 트레일블레이저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며 수출 감소율은 53.7%에 달했다.


한국GM 협력사들 역시 "생산차질로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며 임단협 타결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GM 협력사 단체인 협신회는 지난달 한국GM 부평공장 앞에서 임단협 타결을 호소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회사측은 만일 임단협 타결이 무산돼 노조 파업이 지속될 경우 내수 판매는 물론, 미국 판매가 본격화된 트레일블레이저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해 경영정상화 계획이 불투명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조합원들은 2차안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부평2공장 신차 배정 요구와 창원·제주 부품물류센터 통폐합 반대 등의 안건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평공장의 경우 이번 임단협에서 현재 생산하는 차종의 생산 일정에 대해 시장 수요를 고려해 최대한 연장한다는 내용으로 노사가 합의했으나 일부 조합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부정적인 기류가 '1차안 부결'처럼 전체 조합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파업 외에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손실이 막대한 만큼 한국GM은 하루 빨리 경영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면서 "회사 붕괴는 곧 근로자들의 일자리와 직결되는 만큼 노조가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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