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썸머85'부터 '나이팅게일'까지
수입 배급사 관계자 "언제 개봉해도 힘든건 마찬가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덮친 12월, 대작들은 볼 수 없지만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이 차례로 선보인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수가 감소한 이 시기에 영화를 선보이는 것 자체가 모험이지만 작품성 하나만 바라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썸머 85'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 작품으로 이력이 화려하다. 15회 로마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 73회 칸 영화제에 공식 상영, 국내에서도 제 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이미 좋은 반응을 얻었다.
'썸머 85'는 베스트셀러 에이단 체임버스의 소설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를 원작으로 1985년 여름, 알렉스, 다비드의 뜨거운 청춘의 사랑을 이야기 한다. 또 '썸머 85'는 영화 수입사 찬란과 함께 배우 소지섭이 공동투자자로 이름을 올려 '소지섭 픽'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수입사 찬란은 "힘든 시국이지만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싶어하는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소개해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12월 개봉을 진행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모두가 어려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관객들과 약속했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고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겨울에 만나는 뜨거운 여름의 첫사랑 로맨스라는 점도 '썸머 85'만이 가진 매력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관객들이 극장에서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안전하게 관람하고,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개봉하는 독일영화 '운디네'도 해외에서 검증을 마친 영화다. 파울라 베어가 '운디네'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받았다. 우리에겐 동화 '인어공주'로 친숙한 운디네 신화를 모티프로 한 현대의 사랑 이야기다. 운명이라 여겼던 남자에게 실연당해 절망한 운디네(파울라 베어) 앞에 다른 남자가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사랑과 운명을 담았다.
'하우스 오브 데몬'은 '공포영화는 여름' 공식이란 깨고 한 겨울에 만난다. '하우스 오브 데몬'은 2019 시카고 호러영화제 최우수 연기상, 2019 핫스프링스 국제 호러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2019 인디페스트 필름 어워즈 최우수 장편영화상 등 전세계 유수의 호러영화제에서 총 28개의 상을 수상하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하우스 오브 데몬' 관계자는 "뭔가를 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면 또 그 때가서 경쟁작들이 몰릴 것이다"라고 12월 개봉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30일 개봉하는 '나이팅게일'도 수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75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과 제9회 호주 아카데미 작품상 포함 6개 부문 수상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 51개 수상 및 노미네이트 돼 일찍부터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나이팅게일' 역시 침체된 극장가가 아쉽긴 하지만 좋은 작품을 소개해야겠다는 내부의 의견을 모았다. 홍보 마케팅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이란 안 좋은 상황이지만, 좋은 작품은 통할 것이란 생각이다. 언제 내놓든 안될 작품은 아니다. 제니퍼 켄트의 전작 '바바둑'은 스릴러 마니아들에게 필람인 작품으로 이번에도 긴장감을 탁월하게 풀어냈다. 상황이 안좋지만 재미있고 의미있는 작품으로 관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개봉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평소 경쟁작들이 많아 노출과 선택의 폭이 좁은 상황과 해외에서 상을 수상한 작품은 예술적 색채가 짙어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대작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름이라도 조금 더 알리겠다는 계산도 내재돼 있다. 한 수입 배급사 관계자는 "해외 영화제 수상작은 국내에서 언제 개봉해도 힘든건 마찬가지다. 지금 개봉하면 보통 때보다 스크린 수는 조금 더 가져갈 수 있지만, 관객수가 적으니 무용지물이다"이라면서도 "극장 흥행까진 바라지 않더라도 관심을 끌 수 있는 마케팅 포인트를 잡아 IPTV 수익까지도 고려해 개봉 시기를 조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