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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초읽기' vs '무더기 중징계'…양극단 달리는 P2P금융


입력 2021.01.21 06:00 수정 2021.01.21 11:13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업체 5곳 금융위에 정식 등록 신청…"1분기 중 제도권 진입" 기대감

'최고금리 위반' 당국 중징계 따른 폐업 '위기'…투자자 불안감 확산

P2P금융시장이 금융당국 등록심사 등을 거치며 제도권에 한층 가까워진 사이 한편에서는 일부 업체들이 무더기 중징계 위기에 처하는 등 양극단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연합뉴스

P2P금융시장이 금융당국 등록심사 등을 거치며 제도권에 한층 가까워진 사이 한편에서는 일부 업체들이 무더기 중징계 위기에 처하는 등 양극단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온투법 시행에 이은 제도권 P2P 출범을 통해 안정적인 투자환경 조성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은 또다시 들려온 악재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곳 금융위에 정식 등록 신청…"1분기 중 제도권 진입" 기대감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8퍼센트, 렌딧, 피플펀드, 와이펀드, 윙크스톤 등 총 5개 업체가 금융위원회에 P2P금융 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금융당국에 감사보고서 제출 후 온투업 설립 추진단의 사전심사와 금감원 면담을 거친 업체가 정식 등록 신청을 하면 금융위 위탁을 받은 금감원이 제출서류 및 물적요건 등을 심사해 금융위가 최종 등록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사전검토 등을 거친 데다 관련법상 2개월 내에 심사 의견을 확정하도록 돼 있는 만큼 올해 1분기 중으로는 첫 제도권 P2P업체가 최소 2곳 이상 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이들 업체 중 한 곳은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돼 있어 진위 여부가 판가름 나기까지 심사가 잠정 보류돼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온투법 시행에 이어 이번 금융당국 승인을 발판으로 P2P금융이 본격적인 제도권 금융으로의 새 출발선상에 서게 되는 셈”이라면서도 “그러나 그간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각종 사건사고가 빗발치면서 당국 역시 어느 때보다 깐깐하게 심사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어서 과연 몇 개 업체가 문턱을 통과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P2P업체들의 ‘데드라인’은 오는 8월 26일까지다. 온투법 상 이 기간 이후 미등록 P2P업체는 처벌 대상이 된다. 당국은 이 기간까지 대부업으로 등록하지 못한 P2P업체에 대해서는 대부업 전환이나 폐업을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6개월 동안 대략 40여곳의 P2P업체가 제도권 등록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고금리 위반' 당국 중징계 따른 폐업 '위기'…투자자 불안감 확산


한편 이러한 와중에 일부 업체는 당국 중징계에 따른 폐업 위기까지 맞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해 초 실시한 P2P업계 실태조사를 토대로 법정최고금리(연 24%)를 위반한 6개 업체에 최대 6개월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징계대상에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대형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더욱 큰 상황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간주이자’다. 현재 P2P금융업체들은 개인 간 대출을 중개하는 ‘플랫폼 회사’와 금융법인인 ‘연계 대부업체’로 나눠 영업하고 있는데 P2P업체가 받는 ‘플랫폼 수수료’와 산하 대부업체를 통해 차주에게 받은 ‘이자’를 더하면 법정최고이자율인 24%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당국은 ‘P2P 관련 가이드라인’을 통해 플랫폼 수수료가 ‘이자’임을 규율하고 있으나 해당 가이드라인이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징계 적정성 논란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징계가 확정될 경우 해당 업체는 사실상 강제 폐업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존 업체들은 앞서 예고된 ‘데드라인’에 따라 오는 8월까지 등록을 마쳐야 하지만 대부업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을 경우 향후 3년간 온투업자 등록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 있으나 대법원 판결까지는 2~3년이 소요되는 만큼 실익이 없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이번 징계대상이 어느 업체냐를 두고서도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문을 닫거나 영업이 중단된 P2P업체들도 기존 계약에 따른 대출채권 회수 및 투자자에 대한 원리금 상환 의무를 수행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이 역시 아직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해 줄폐업에 따른 대출 회수 절차 중단 등 연쇄 손실 역시 불가피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감 또한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징계대상 중 한 곳으로 지목된 어니스트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자체 공지를 통해 “징계대상으로 언급된 6개 업체에 속하지 않는다”며 “현재 금융당국의 징계조치나 위법의심사사례에 어떤 감사도 진행되고 있지 않는다”며 부랴부랴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금감원 측은 이번 제재와 관련해 “진행 중인 건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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