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이낙연, 신경전 '활활'
이낙연 "왼쪽 깜빡이 켜고 오른쪽" 비판 다음 날
이재명, 전 경기도민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발표
'문재인 호위무사' 자처하며 친문 껴안기 속도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경기도민에게 10만원씩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가 지난 19일 경기도의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에 대해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거리 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이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가 있다"고 비판한 바로 다음 날 지급 방침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다만 지급 시기는 방역 상황을 고려해달라는 민주당 지도부 요청에 따라 추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 대표와 각을 세우는 것과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끌어안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지사는 19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을 겨냥해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사면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자, "부처 눈에는 부처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법이다. 공작을 일삼는 자는 공작할 일들만 보이다"고 맹비난했다.
이 지사는 또 문 대통령의 신년사와 신년 기자회견 등에 적극적인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년 만의 세계사적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문 대통령께서 그 자리에 계신 게 얼마나 다행인가 다시 한 번 생각했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를 발표한 지난 11일엔 "포용적 회복과 미래 대비를 강조하신 대통령님의 신년사는 2021년 대한민국호가 나아갈 방향이기에 1380만 민의를 대표하는 경기도가 이를 힘차게 구현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이 지사의 행보는 새해 각종 차기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선명성 강조와 '친문 껴안기'를 통해 '독주 체제'를 굳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발표한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 이 지사는 23%, 이 대표는 10%를 기록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13%로 집계됐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특히 이 지사는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선 당 주류 지지층인 친문과의 '화학적 결합'이 중요하다. 이 지사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공세를 퍼부어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지사가 대선 본선에 진출하려면 친문과의 화학적 결합이 중요하다"며 "이 대표의 하락세가 뚜렷한 틈을 타 이 지사의 친문 표심 공략은 한층 더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