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밖에서 욕하지 말고 능력과 기회가 되면 입사하라'는 취지의 글을 남겨 누리꾼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31일 직장인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우리회사 가지고 불만들이 많네'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올린 이용자는 KBS 직원 인증을 이미 마친 상태다.
이 이용자는 "너네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 정년은 보장된다.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돼서 꼬박꼬박 내야 된다"며 "평균 연봉 1억이고 성과급 같은 건 없어서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발 밖에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말고 능력되고 기회 되면 우리 사우님되라"면서 KBS를 부정적으로 말하는 이들을 겨냥해 비꼬는 듯한 말로 글을 마무리 했다.
이 글은 올라온 지 2분 만에 캡처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확산됐다.
앞서 KBS는 수신료 인상 추진과 관련해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
지난 29일에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KBS 직원 60%가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고, 억대 연봉자의 73.8%인 2053명은 무보직"이라며 "이런 코로나 시대에도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김 의원은 "경제난에 허덕이는 국민들로부터 수신료를 뜯어내 억대 연봉 KBS에 돈주는 것이야말로 이익공유제 아니겠느냐"며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한심하다는 소리 듣지 마시고 여당의 방송 KBS를 봐라"고 밝혔다.
하지만 KBS측은 다음날인 30일 입장문을 통해 "KBS 직원 중 1억원 이상 연봉자가 60% 이상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에 나섰다.
억대 연봉자 가운데 73.8%인 2053명은 무보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KBS측은 "2020년 무보직자는 1500여명 수준으로 김웅 의원 주장보다도 500여명 이상 적으며 향후 인력구조 조정 이후 일부 신입사원이 충원되면 인원과 비율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웅 의원은 이처럼 정확하지 않은 사실과 주장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 글은 현재 포털사이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언론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즉시 KBS와 KBS 직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해당 게시 글을 삭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블라인드에 남긴 글은 다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살 수밖에 없던 상황.
누리꾼들은 "한전에 전화해서 티비 없다고 증명해야겠다" "회사 욕먹었다고 저렇게 분노하다니 애사심 넘치네" "저런 사람 월급으로 들어간다면 수신료 내기 싫다 정말" "자의식 과잉이네 진짜" "억대 연봉 저렇게 많다니 충격이다" "글쓴이 인성은 정말 수신료 가치를 떨어뜨린다" 등 의견을 내며 글쓴이를 비난했다.
한편 KBS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월 384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KBS 이사회 안건으로 올려놓았다. 최종적인 인상 금액은 KBS 이사회의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