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발리 등 외신들도 징계-퇴출 등 ‘학폭’ 후폭풍 보도
고 최숙현 사례 거론하며 “한국 체육계 폭력 만연” 지적
'학교 폭력' 폭탄이 떨어진 한국 배구가 국제적 망신까지 당하고 있다.
16일(한국시각) 세계 배구 소식을 전하는 월드오브발리는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돼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소속팀에서도 징계를 받았다”는 보도를 헤드라인에 게재했다.
학폭 관련 첫 폭로가 나온 지난 10일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사과문을 발표한 뒤 11일 경기에 결장했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여자배구 선수 학교폭력 사태 진상 규명 및 엄정 대응 촉구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게시 이틀 만에 8만 명을 돌파했다.
가뜩이나 김연경과의 불화설로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흥국생명은 고심 끝에 ‘무기한 출전 정지’를 내렸다.
대한배구협회도 지난 15일 이재영·이다영에게 무기한 국가대표 선발 제외 징계를 내렸다.
협회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학교폭력 가해자는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규정에 의거해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 2020 도쿄올림픽 등 향후 모든 국제대회에 무기한 국가대표 선수선발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이 같은 중징계 발표를 보도하면서 “한국이 하계·동계올림픽 10위 안에 드는 스포츠 강국이지만 신체·언어적 폭력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동료에게 가혹행위를 받아 극단적 선택을 내린 고 최숙현(철인 3종) 사례와 폭행 피해 사실을 용기 내 공개했던 피해자 심석희(쇼트트랙) 등을 사례로 소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은 “10년 전 학교 폭력에 발목이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 당했고,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영상도 삭제 됐다”고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재영-이다영 배구 스타의 몰락에 일본 스포츠 매체들은 ‘추악한 과거’ ‘대표팀에서 축출’과 같은 자극적인 표현으로 꼬집었다.
배구 국가대표로서 국가의 위상을 높였던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국제적 망신을 부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