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들 블라인드에 이번 사태 '조롱', '비난' 글 게재
"오히려 제보자 비난…투기 의혹 감싼 직원은 옹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 시흥지구 땅투기 의혹이 커져가는 가운데, LH 내부에선 억울하다거나 오히려 이번 사태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을 조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공분을 사고 있다.
11일 블라인드에 따르면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너무 억울하다. 왜 우리한테만 XX하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사내에서 듣기로 정치인 국회의원이 해먹은 게 우리 회사가 해먹은 것 보다 훨씬 많다고 들었다"는 글을 게재했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을 인증해야만 글을 남길 수 있다.
글쓴이는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정보요구해서 투기한 거 몇번 봤다"며 "일부러 시선 돌리려고 LH만 죽이기 하는 거 같다"고 적었다. 요지는 LH만 집중을 받는 게 억울하다는 것이다.
지난 9일에는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다. 꼬우면 이직해라"는 적반하장 식 반응의 글이 블라인드에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직원은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 다들 생각하는 중"이라며 "물론 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것이냐"라며 "니들이 아무리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고 남겼다.
신도시 투기 의혹 규탄을 위해 모인 시민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지난 8일 LH본사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등 농민 약 50명이 찾아와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집회를 열었다.
누리꾼은 투기 항의집회 중인 시민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그는 "층수 높아서 안 들려 개꿀"이라고 적었다. 사무실이 건물 윗층에 있어 어차피 항의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비아냥 댄 것이다.
투기 의혹 제보자에 대한 비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작성자는 "우리 회사 게시판에 올라왔는데 댓글 달려고 하니까 삭제 됐더라"며 "쉴드 수준도 네이트판 글 쓰는것처럼 손이 덜덜 떨리며 신고한 애를 그 'ㅆㄴ'이러면서 고발자 욕을 하더라"고 적었다.
그 신입사원은 언론 보도를 통해 '평생 버는 것보다 땅 투자로 버는 돈이 더 많다'는 등 대화 내역을 공개한 LH 직원으로 추정된다.
고발한 직원에겐 욕설을 가하면서 오히려 투기 의혹을 감싼 직원은 옹호하는 내용이 사내 게시판에 올라왔다는 게 글의 주요 내용이다.
해당 글들은 대부분 삭제가 됐지만, 온라인에 캡쳐된 이미지가 공개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누리꾼들은 "매를 버네", "인간이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무슨 짓을 한 지도 모르고 떠든다. 철저한 수사로 대가 치르길"이라며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조사결과를 11일 공개한다. 조사단은 소속 기관과 직급별 투기 의심 직원 수, 투기 시점 등을 최대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조사 결과는 즉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 의뢰하고, 해당 기관 감사관실에도 통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