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기탭에서 찾아 헤매던 ‘선물하기’ 이용 편리해져
달라진 UI 생경함·이용자 ‘광고판’ 거부감 극복 과제
카카오톡에 못 보던 쇼핑백 모양의 새로운 탭이 생겼다. 업데이트하자마자 왼쪽으로 한 칸 밀린 말풍선 모양의 대화목록탭을 보면서 이제는 정말 카카오톡을 단순 메신저로 보기 어려워졌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카카오커머스는 지난 9일 ‘선물하기·메이커스·쇼핑하기·쇼핑라이브’ 등을 모아 카카오톡의 4번째 탭 ‘카카오쇼핑’을 만들었다. 기존 샵(#)탭과 점 세 개가 찍힌 더보기탭 사이에 자리 잡으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듯 했다.
사실 업데이트 이전에도 쇼핑탭에 있던 기능들을 카카오톡에서 사용할 수 없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이번엔 대놓고 메인 탭 자리에 채팅 외 별개 서비스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카카오의 의지가 느껴졌다.
#탭은 정 가운데 자리를 꿰찼는데 이 탭에 들어가면 네이버 검색창처럼 다음 검색 화면이 나타난다. 카카오의 포털 ‘다음(Daum)’은 네이버와 비교해 사용률이 현저히 낮은 게 사실이었다. 카카오가 포털 기능을 카카오톡 안에 이식해 이 격차를 좁히고자 한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새로 생긴 쇼핑탭을 써보니 기존 더보기탭을 통해 선물하기 등에 들어가야 했던 예전보다 접근성이 훨씬 강화됐다.
정보기술(IT) 서비스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는 더보기탭을 눌러서 선물하기 서비스를 찾아 들어가는 게 익숙할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점 세 개짜리가 더보기탭인지 한눈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아 헤매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더보기탭에는 메일·캘린더·서랍·카카오콘 등 다른 여러 서비스 속에 선물하기가 숨어 있다. 이제 누가 “기프티콘 좀 선물하려는데 어디로 들어가야 해?”라고 물어보면 “카톡에 들어가서 일단 점 세 개를 눌러봐. 그 다음에 선물하기 보여?”라는 식으로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쇼핑탭은 이름에 걸맞게 ‘쇼핑’이라는 공통된 성격을 지닌 서비스들만 모아놨다.
사실 이번 개편으로 가장 걱정했던 점은 ‘너무 광고 위주로 상품이 노출되는 게 아닐까’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한 회사의 특정 상품이 대놓고 가격과 함께 노출되는 방식은 아니었다.
카카오는 ‘친환경’ 등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부합되는 상품들을 테마 단위로 큐레이션해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구매를 원하는 카카오쇼핑 전시 상품을 클릭하면 카카오커머스 개별 서비스 상세페이지로 연결되고 카카오쇼핑 테마는 매월 30~40개로 운영되며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된다고 한다.
카카오측 설명처럼 이 쇼핑탭에 노출되는 상품은 광고와 관련이 없기는 하다. 다만, 이 탭을 통해 ‘선물하기·쇼핑하기’ 등으로 진입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서비스 내에서는 업체별 광고와 사용자 후기, 선호도 등에 따라 특정 상품이 상위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카카오가 쇼핑탭 자체에 광고 상품을 적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카오톡 대화목록탭 상위에 광고판인 비즈보드(톡보드)를 끼워 넣은 것처럼 말이다.
카카오톡이 광고판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메신저 기능을 넘어 애플리케이션(앱) 자체가 너무 무겁다는 지적도 있다. 카카오톡이 사용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기능을 한데 모아놓은 ‘종합선물세트’같은 플랫폼이 될지, 선을 넘어 또 한 번 메신저 망명 사태를 일으킬지 궁금해진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쇼핑탭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새로운 사용자환경(UI)에 따른 생경함을 느낄 수 있다”며 “카카오가 그동안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온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개편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탭이 추가된다고 해서 앱 구동성이 낮아지거나 불안정해지지는 않는다”며 “서버 구성을 정교하게 설정하고 최적화를 통해 메시지 등 다른 서비스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상시 디테일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