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권, 생리적으로 낯간지러움 증 결여됐나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08.13 07:07  수정 2025.08.13 07:07

대통령 국민임명식 황당 퍼포먼스

조국이 검찰의 피해자라는 민주당

다음엔 이 대통령 부부 셀프사면?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시대가 되니 참 별스러운 일도 많다. 그중에도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제21대 대통령 국민 임명식’이라는 거다. 국민의 투표를 통해 대통령이 된 사람이, 80명의 국민대표로부터 새삼 임명받는 행사라고 한다. 이걸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물론 개딸들은 다 이해하고 있겠지만.)


1. 이전 대통령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대통령이 등장했으니 그 성격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제21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대표(국회의원 말고)들로부터 직접 임명받은 제1대 대통령’이라고 명칭이라도 바꾸든가. 이들에게는 낯간지러움 증 같은 건 생리적으로 결여된듯하다.

대통령 국민임명식 황당 퍼포먼스

2. 자기들끼리는 무슨 ‘빛의 혁명’ 운운하던데 이 정권의 등장이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이어졌다고 해서(이런 배경이라고 한다면 이 대통령이 광주 민주화운동 때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궁금해지지만) 그런 명칭을 붙인 건지, 아니면 ‘윤석열 탄핵’ 시위대가 들고 흔들던 ‘오색 응원봉’에서 영감을 얻었는지를 말해줄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을 비롯한 좌파 정치세력의 혁명 콤플렉스는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국민 임명식’이라는 엉뚱한 거대행사로 카무플라주(위장)하는 게 나라에 무슨 도움이 될지도 해설해 줄 일이다.


3. 같은 맥락의 얘기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로 명명하고 그 성격 혹은 의의를 ‘제2의 건국’이라고 주장했다. ‘제1의 건국’부터 특정했어야 할 텐데 그 설명은 없었다. 상해임시정부 이래 처음으로 진정한 건국이 자신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뜻이었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시민혁명’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촛불혁명’을 자기들 정부의 상징어로 내세웠다. 무슨 혁명인지는 아직도 잘 알 수가 없다. 좌파 대통령마다 ‘혁명’을 내세우는 것은 그때마다 실패한 혁명이었다는 것인가, 아니면 ‘영구혁명’을 추구한다는 뜻인가.


4. 국민대표 80명이 직접 임명한다면 6·3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한 국민들은 뭐가 되나? 이들 80명에게는 누가 국민 대표성을 부여했는가? 이미 지난 6월 4일 국회 본청 로텐더 홀에서 취임식을 했으면서 새삼 임명식을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취임 첫해 1분기에 81%, 2, 3분기에 각각 75%와 73%, 이듬해 1분기에 75%의 지지를 받았던(한국갤럽 역대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률) 문 전 대통령 또한 전임자를 탄핵으로 밀어내고 그 직을 차지했었다. 그랬던 그도 약식 취임식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새로 거창한 행사를 벌이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의 경우 취임 후 2개월여가 지났을 뿐이어서 의미 있는 비교 수치를 찾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60%대에 머물러 있다. 한국갤럽 주간 여론조사 결과 취임 이후 이 대통령 지지율 최고치는 65%였다. 이런 입장이라면 상당히 조심해야 할 때인 것 같은데 무슨 ‘국민 임명식’ 잔치인가.


5. 광복절을 이 대통령 잔칫날로 잡은 것도 황당하다. 그날은 민족이 함께 경축하는 국경일이다. 전 국민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데 이 대통령의 얼굴을 극도로 확대해야 하겠다는 심사 아닌가. 이 대통령이 조국 광복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어떤 연고로 그 기념행사에서 독상(獨床: 혼자 먹게 차린 음식상)을 받아야 하겠다는 것인지 누가 설명 좀 해주시라.

조국이 검찰의 피해자라는 민주당

리얼미터 여론조사(4~8일) 결과 이 대통령의 8월 첫 주 국정수행 지지율이 전주 대비 6.8% 하락한 56.5%로 내려앉았다.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 확대와 이춘석 민주당 의원의 국회 본회의 중 차명 주식거래, 정청래 신임 민주당 대표의 안하무인 행태로 인한 민심 이반에다 광복절 특사까지 겹쳤다. 아무리 기고만장했기로서니 조국·정경심 부부, 최강욱, 윤미향, 조희연 등을 위해 특별사면권을 행사하다니. 국민은 무력하고 무지한 대중일 뿐인가.


이 무모하고 오만한 이 대통령의 권력 행사가 민심 이반의 원인 중 하나였다는 언론들의 지적에 반해 민주당은 되레 찬사 일변도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1일 입장문에서 “정치검찰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과 함께 피해자들도 명예를 되찾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강변했다.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는데 검찰을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뭔가? 자녀 입시부정을 부모가 작정하고 돕거나 오히려 주도한 파렴치 범죄자에 대한 특사가 ‘명예를 되찾는’ 것이라니?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가 “전반적으로 사면에 대해 여론은 크게 나쁘지 않다”고 강변했다. 윤 전 의원을 하필 광복절에 사면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너무 과대 포장해서 국민들에게 악마화된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광복절 특사가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존중과 명예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더 적절했다”고 맞섰다.


윤 전 의원이라는 사람은, 결과론이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해 사익을 취했다는 혐의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음에도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어 4년 임기를 다 누렸다. 그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위안부 할머니의 대국민 호소에서 비롯됐다. 이용수 할머니는 겪고 느낀 대로 말했고, 그게 반영돼 여론을 형성했는데 ‘악마화’라니? 그는 특사를 믿었던 듯 비판자들을 말로 할퀴고 들었다. 지난 8일 그는 “오늘도 저것들이 나를 물어뜯고 있다”라거나 “저를 욕하는 것들이 참 불쌍하다”라고 비난했다.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의 말본새가 이 모양이다.


이런 사람에 대한 사면을, 전 최고위원은 ‘할머니에 대한 존중과 명예 회복’이라고 했다. 할머니들의 입장을 들어보기라도 했는가? 윤 전 의원의 비리를 처음으로 여론에 고발했던 이용수 할머니의 생각은 어떻던가? 정말로 대통령을 위한다면 오히려 말리는 게 옳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가?

다음엔 이 대통령 부부 셀프사면?

여당의 유력자들의 이런 충성 경쟁은 이 대통령의 민심 청취 회로를 심하게 왜곡시키고 만다. 획일화된 찬사보다 더 위험한 독(毒)은 없다. 대통령 스스로 심리적 제동 기제를 해제해 버리면 가속적 폭주상태에 들어서게 마련이다. 파렴치한 범법행위에 대한 특사가 ‘정치검찰’의 과오를 바로잡고 피해자(범죄자)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이라는 인식을 국민 사이에 전파해놓은 다음에는 이 대통령과 그 부인, 그리고 측근들에 대한 셀프사면을 시도할 것인가?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2일 당 상임고문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원로들은 과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들린다. 그러나 정 대표의 인성과 정치행태, 그리고 민주당 분위기를 보면 과격·과속의 욕구가 제어될 것 같지 않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 국민임명식’에 불참한다고 밝히자 ‘내란 세력의 대선 불복’이라고 공격하고 나서는 것만 보더라도 좌파의 공격본능은 갈수록 기세를 더해갈 조짐이다.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도 전부터 ‘퇴진’ ‘탄핵’을 떠들어댄 사람들이 누구였더라? 내란 세력이라면서 행사에 초대하는 심사는 또 뭔가. 행사를 빛내달라는 건지 굴복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라는 것인지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5일 광화문 행사 불참 이유로 ‘정치인 사면’을 들었다는 것도 코미디다. 그는 “대통령의 사면은 정치적 거래, 정치적 흥정의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면서도 지난 4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야당 측 인사들의 특사·복권을 요청하는 텔레그램 문자를 보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낸 문자 내용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이 대통령의 정치색 농후한 특사를 인정하고 뒷받침했으면서 ‘정치인 사면’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건망증인가 몰염치인가. 이러니 보수정치인은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자유우파 정당으로서 재기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앞에서는 싸우는 척하면서 뒤로는 거래하는 작태부터 털어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개인과 집단의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굴종의 정치에 안주하는 한 잃은 민심 되찾기가 백년하청(百年河淸: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일이 이뤄지긴 어렵다)이다. 뒤에 숨고, 회피하고, 눈치껏 챙기고, 알아서 기는 생리로는 좌파 정치세력이 엎어지고 넘어진다고 해도 국민의힘에 기회가 오지 않는다. 특히 국민의힘 당권 경쟁자들이 명심할 일이다. (이 글 내용 중의 여론조사 수치들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글/ 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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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안의 저널리즘 양심은 결여됐나? 도대체 언론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인가?
    2025.08.1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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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teV
    이걸 뉴스기사라고 쓰다니 ㅋㅋㅋㅋ 진짜 대단한 기자새끼 나셨다 ㅋㅋㅋㅋㅋ
    니 SNS에다나 싸지르라고 ㅋㅋㅋㅋㅋㅋ
    2025.08.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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