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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브레이브걸스 코인 탑승하려다 가랑이 찢어지는 방송사


입력 2021.03.23 15:00 수정 2021.03.23 13:4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역주행 이후 '런닝맨' '유퀴즈' 등 예능 출연

'유없스' 질문 논란 커지자 "미숙했던 제작진" 사과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최근 가요계 최고의 화두 중 하나는 ‘브레이브걸스’다. 4년 전 발표한 곡 ‘롤린’이 유튜브를 통해 재조명되면서 차트 역주행에 성공했고, 최근 해체 직전의 상황에서 성공을 이뤄내는 신데렐라 스토리까지 더해져 많은 이들의 지지와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역시나 방송가에선 ‘핫’한 브레이브걸스를 모셔가기 위해 안달이다.


역주행 이후 브레이브걸스가 출연한 프로그램만 해도 10개룰 훌쩍 넘긴다. 4년 전의 곡으로 지상파와 케이블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당당히 1위 트로피까지 안았고 장성규·김신영·김영철·컬투가 각각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인기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시즌비시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또 각 방송사의 주요 예능인 ‘런닝맨’(SBS) ‘전지적 참견 시점(MBC) ’유희열의 스케치북‘(KBS2) ’런닝맨‘(SBS) ’유 퀴즈 온 더 블록‘(tvN) 등에 출연했거나, 출연을 앞두고 있다.


이 모든 게 역주행의 발단이 된 유튜버 비디터의 ‘댓글모음’ 영상이 올라온지 한 달 만에 이뤄진 결과이고, 지금도 방송가의 러브콜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일부 방송사가 브레이브걸스를 순전히 이슈용으로 소비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대중의 비판을 받고 있다. ‘유스케’의 유튜브 콘텐츠인 ‘유희열 없는 스케치북’(이하 ‘유없스’)와 엠넷 ‘엠카운트다운’(이하 ‘엠카’)이 대표적이다.


‘유없스’는 멤버들을 앉혀놓고 네티즌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접수된 질문의 취사선택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곧 서른인데 본인이 아줌마라고 생각하냐’ ‘결혼은 언제할 거냐’ 등 다소 불쾌할 수 있는 질문들 때문이다. 물론 멤버들은 해당 질문에도 현명하게 대처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빛을 본 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었다.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프로그램 측은 “제작진의 미숙함으로 인해 불편한 질문이 포함된 채 제작 및 업로드됐다. 브레이브걸스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불편과 실망을 끼쳐드렸다”면서 “많은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제작되는 유튜브 콘텐츠가 불편함을 드리게 돼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발표해야 했다.


‘엠카’는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무대를 기획하면서 군복을 입은 남성 개그맨들을 관객석에 배치했다. 역주행을 이끈 영상이 군 위문공연을 편집한 것으로, 포인트 안무이기도 한 ‘가오리춤’을 함께 따라 추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엠넷은 이런 모습을 재연하고자 개그맨들을 내세워 군복을 입혔지만 오히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역주행이 된 이유의 포인트를 잘못 짚은 셈이다.


이는 방송가의 고질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간 방송가는 인기 스타들을 단순히 ‘돈벌이 수단’ ‘시청률의 도구’ 쯤으로만 사용하면서 그들이 가진 이미지를 빠른 시간에 소비시키는 결과를 만들어왔다. 최근 주가를 올린 트로트 가수를 소위 ‘뺑뺑이’를 돌리면서 정작 본질은 놓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브레이브걸스는 힘들고 긴 시간을 버티며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잠깐의 인기로 사라지지 않으려면 방송가에서도 그들의 자극적인 이야기, 웃음 포인트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진정성과 무대에 대한, 음악에 대한 갈증에 더 집중이 필요하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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