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서 의장직 역할만 수행키로
이사회와 독립성 강화 조치…미래 먹거리 발굴 박차
구본걸 LF 회장이 14년여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26일 LF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날부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만 수행하기로 했다. 2006년 11월 대표이사 오른 지 14년4개월 만이다.
이는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해석된다.
구 회장은 패션 뿐 아니라 식음료, 리빙, 화장품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며 LF 몸집을 불려 나갔다.
특히 최근에는 첫 자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LF 관계자는 "구 회장은 LF가 전사차원에서 향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필요한 패션 외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날 열린 주총에서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알렸다.
그는 "지난해 국내 영업을 종료한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의 철수를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역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라푸마는 지난 2005년 LF가 프랑스 본사로부터 판권을 사들이면서 시작된 브랜드로 실적이 저조해 국내 영업 종료를 선언했다. 다만 중국에서는 빠오시냐오가 LF에 수수료를 내고 현지에서 라푸마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소규모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얼마든지 흑자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메가 브랜드 육성, 안정적 성장 기반 확보, 미래성장 동력 확보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 상정된 '연결재무제표 및 재무제표 승인의 건', '구 회장과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 '박정근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사외이사 감사위원으로 선임', '이사보수 한도액 50억원' 등의 네 가지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