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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놀면뭐하니’가 숨겨진 원석을 찾는 재기발랄한 방법


입력 2021.03.30 08:53 수정 2021.03.30 08:5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MBC

MBC ‘놀면 뭐하니?’가 전공 분야로 다시 돌아왔다. 여기에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원석을 발굴하겠다는 보기 좋은 명분까지 갖췄다.


‘놀면 뭐하니?’ 유일한 고정 출연자인 유재석이 릴레이와 확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유(YOO)니버스’를 구축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금의 ‘부캐 열풍’을 이끈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여러 프로젝트 중 주목을 끈 건 음악 관련 기획이었다. 실제로 프로그램의 80% 이상이 음악 관련 내용이었다. 유플레쉬부터 뽕포유, 방구석 콘서트, 싹쓰리, 환불원정대까지, 음악 예능은 그야 말로 김태호 PD와 유재석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지난 27일 새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MSG워너비’, 새로운 부캐 이름은 유야호다. 유재석이 ‘무한도전’ 시절 SG워너비의 ‘타임리스’를 자주 불렀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프로젝트명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돋보인 건 김태호 PD의 기획력이다. 워낙 재기발랄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지만, 이번 프로젝트가 유독 반가운 건 재미는 물론, 의미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음악 예능을 내려놓고, 2021 동거동락이나 H&H주식회사, 김치원정대 등의 기획을 펼쳐 오면서 ‘놀면 뭐하니?’의 방향성이 더 뚜렷해졌다. 그 결과물이 바로 ‘MSG워너비’다. 기존 음악 관련 기획에서는 주로 베테랑 혹은 유명 음악인들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식이었다면, 이젠 유재석이 전면에 나서 ‘원석’을 발굴하기에 나선 것이다.


ⓒMBC

동거동락을 통해 이미 한 차례 주목을 받지 못한 예능계 원석 발굴에 나섰던 것이 확장되고, 전공인 음악과 결합한 셈이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선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 예를 들어 ‘복면가왕’이나 ‘보이스코리아’ 등에서 활용된 블라인드 오디션의 형식을 살짝 차용했고, 거기에 이미 ‘정상’에 오른 사람은 제외시키는 신박한 원칙을 내세웠다. 이런 원칙 때문에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이 1차 면접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아무리 그래도 보컬의 역량이 중요시되는 발라드 그룹을 만들겠다면서 가창력 있는 가수를 배제시키는 것이 옳은 판단일까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닉네임 ‘송중기’로 등장한 참가자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1차 관문을 거뜬히 통과하고 2차 면접에 나섰다. 시청자들은 그의 정체를 지석진으로 유추하고 있다. 또 가수 김정민이라는 오해를 받아 2차 면접에서 탈락해 얼굴이 공개된 닉네임 ‘이정재’의 주인공 도경완도 예상외의 가창력을 선보이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미 두 사람만으로도 알려지지 않은 실력자들이 대거 탄생될 것이 예고됐다. 굳이 유명 가수가 아니더라도 ‘놀면 뭐하니?’가 가지고 있는 화제성으로 어느 정도 후광을 입고 탄생하는 그룹이기 때문에 인기 면에선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 더구나 아마추어 군단으로 팀이 꾸려지게 될 경우, 방송을 통해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성장 스토리까지 쓰게 된다. 유재석 역시 빼어난 가창력이 아니었음에도 거뜬히 유산슬, 유두래곤, 유르페우스 등으로 무대를 책임져왔던 것처럼 말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돌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보컬 그룹에 대한 향수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음원 플랫폼 월간차트에 노을, 먼데이키즈 등의 음악이 꾸준히 오르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프로젝트의 시작, 첫 회만으로도 새로운 얼굴의 발굴, 의외의 가창력, 신선한 기획력 그리고 화제성까지 입증하면서 김태호 PD와 유재석은 다시 한 번 가요계를 발칵 뒤집을 채비를 마친 것이나 다름없다. 남은 과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뽑힌 구성원들이 써내려갈 서사를 얼마나 유쾌하게 혹은 감동적으로 그려내느냐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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