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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미운우리새끼’의 논란 활용법, 이번만큼은 다를까


입력 2021.03.31 09:06 수정 2021.03.31 09:1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박수홍, 친형이 출연료 횡령 사실 밝혀…향후 출연 여부 관심

김건모·홍진영 논란 당시 방송 강행

ⓒSBS

출연진이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프로그램들이 내놓는 대처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 통상적으로 그 사안이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일이라면 사과와 하차로 마무리된다. 결과는 같지만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는 그 과정에 ‘석연치 않은 의리’가 슬쩍 추가된다. 일요일 예능 1인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프로그램임에도 시청자들의 평가가 그리 좋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우새’엔 유독 출연자를 둘러싼 논란이 잦다. 지난해 인기 출연자였던 김건모가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고, 홍진영은 논문 표절 논란을 겪었다. 또 이상민은 허위·과대 광고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하차 요구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박수홍이 이슈의 중심이 됐다. 박수홍의 경우 형에게 금전적 피해를 본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박수홍은 지난 29일 자신의 매니지먼트 업무를 담당한 친형으로부터 30여 년간 출연료를 떼였다는 횡령 의혹을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수홍의 매니저를 맡고 있던 친형이 수십년간 100억원이 넘는 방송 출연료와 계약금을 횡령했다는 폭로가 나온 뒤였다. 아직 친형이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논란 자체가 연예인에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주목할 건 출연진을 둘러싼 논란이 있을 때마다 시청자들의 비판이 제작진을 향한다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제작진이 논란이 된 출연진을 다루는 방법 때문이다. 실제로 김건모는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시기, 프러포즈 장면 등을 내보내며 방송을 강행하면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진 홍진영에 대해서도 ‘미우새’만 태도가 달랐다. 다른 방송들이 홍진영의 분량의 편집하기 바쁜 와중에 ‘미우새’는 홍자매의 출연을 강행하다가 뒤늦게 자매는 물론 스튜디오에 출연하던 그의 어머니도 보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미우새’는 ‘의리’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출연진의 논란을 시청률의 볼모로 잡았다는 평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된 것 역시 제작진이 자초한 일이다. 그간 ‘미우새’는 과도한 PPL과 3부작 쪼개기 논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기 위한 과한 편집 방향으로 수차례 지적을 받으면서도 아랑곳하지 않는 제작진의 태도가 지금의 ‘미우새’의 부정적 평판을 만들어낸 셈이다.


문제는 여전히 제작진이 비판 의견이 등장해도 이를 수용하고 시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논란이 됐던 홍선영의 결혼 헤프닝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 없이 본 방송 진행이 이뤄졌던 것이 대표적이다. 노이즈 마케팅에 불과했던 이 편집 방향으로 피해를 본 건 출연진이었다. 당시 홍진영 자매를 향한 일부 시청자들의 악플이 쇄도했고, 상처는 이들이 모두 떠안게 됐다.


이밖에도 양세형·양세찬 형제가 심각하게 싸운 것처럼 나온 예고편과 달리 실제 방영분에선 게임 중 양세형이 패배해 밖으로 나온 상황을 과도하게 편집한 것이었다. 또 이상민 편에서도 김수미가 숟가락으로 삿대질을 하며 이상민에게 고함을 지르는 장면이 예고편을 통해 연출됐지만, 이상민이 연기 데뷔를 한답시고 상황극을 펼치는 장면이었다.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출연진의 논란도, 과도한 PPL도, 출연자에 피해가 돌아갈 편집 방향도 기꺼이 끌어안는 제작진이 이번 박수홍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관심이다. 현재 그의 어머니도 스튜디오에 고정 출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수홍은 형제의 분쟁을 어머니는 몰랐다고 덧붙이면서 어머니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 것을 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간 ‘낚시성’으로 일관하던 ‘미우새’지만 이번 사건 만큼은 진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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