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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하냐" "사실무근"…국민의힘 차기 당권 놓고 중진간 신경전 격화


입력 2021.04.15 00:00 수정 2021.04.15 00:35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4선 이상 주요 중진들 차기 당권주자로 총출동

홍문표 "두 분이 만났다는데 당대표 담합이냐"

주호영 "그럴 일 없다" 정진석 "사실무근" 반발

'전대 불개최론' '김종인 재추대' 현실성 없어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진석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홍문표 의원(맨 오른쪽)이 주 대행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주요 중진의원들이 차기 당권주자로 나서면서 이들 사이의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재추대하자거나 전당대회를 열지 말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어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긴장감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 4선 중진으로 유력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홍문표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연석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주호영 대표권한대행과 정진석 의원을 가리켜 "얼마 전에 두 분이 만났다는데 당대표를 담합하려 한다는 게 사실이냐"며 "사실이라면 구태정치이자 나눠먹기식 패거리 정치"라고 맹렬히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사자로 지목된 주호영 대행은 "그럴 일 없으니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명했으나, 같은 충청권의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며 "근거도 없는 얘기를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문표 의원도 '주호영·정진석 단일화설'을 보도한 '언론 스크랩 자료'를 들어보이며 "그러면 신문·방송이 단일화 보도를 허위 거짓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냐"고 맞받아 일시 고성까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대행과 정진석·홍문표 의원은 셋 다 국민의힘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부산 5선 조경태 의원도 오래 전부터 당권 도전을 물밑에서 준비해왔으며, 서울 4선 권영세 의원도 당권 도전 결단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4선 이상 주요 중진의원들이 대거 당권주자로 나서면서, 중진 간의 신경전이 향후로도 격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4·7 재·보궐선거 직후 국민의힘이 바로 원내대표 경선, 전당대회, 대선후보 경선으로 이어지는 '당내 경쟁' 국면에 돌입하면서,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내부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당대회가 '축제'라고 칭해지기는 하지만 이는 말뿐이고, 실제로는 경쟁 과정에서의 갈등과 반목, 후유증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 중심으로 임시 지도부를 만들어 대선후보 선출 때까지 당을 관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어차피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그를 중심으로 당이 운영될텐데, 불과 넉 달 동안의 리더십을 위해 전당대회를 치른다는 것은 부작용이 훨씬 크다"고 제안했다.


국민의힘 당헌 제72조에는 대선후보를 대선 120일 전까지 선출하도록 돼 있다. 내년 3·9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올해 10월말~11월초 사이에 대선후보가 선출돼야 하는 것이다. 6월말에 전당대회를 하더라도 당대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간은 채 넉 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오 시장의 제안이 정론이기는 하지만 '김종인 재추대설' 만큼이나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미 공공연히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인물들이 여럿 나타났다"며 "그들 중에서는 시간과 돈을 꽤 많이 들여가며 준비한 분들도 많은데, 지금 어떻게 '전당대회를 하지 말자'고 정할 수 있겠느냐"고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실제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재추대설'도 이날 오후 초선 의원 모임 결과 불씨가 꺼졌다는 관측이다. 윤창현 의원은 이날 초선 의원 모임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간 수고해준 김종인 위원장에게 감사하다는 초선들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면서도 "다른 뜻은 없고 순수한 감사의 뜻"이라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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