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미 정상회담 성패, 백신 스와프에 달렸다


입력 2021.04.22 03:00 수정 2021.04.21 23:37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한미 백신 스와프’ 성사 가능성 하루 만에 말 바꾼 정부

20일 “美와 진지한 협의중”, 21일 “美 여유 없다는 입장”

국내 가장 중요 현안 백신 공급...韓美회담 성적표 좌우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정부가 ‘한미 백신 스와프’ 성사 가능성에 대해 하루 만에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20일 “미국과 진지하게 협의 중”이라고 말했지만, 다음 날엔 “미국이 백신에 여유가 없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한미 백신 스와프 문제는 다음 달 하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매듭지을 가능성이 높다. 백신 공급은 국내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이번 정상회담의 성패가 백신 확보에 달렸다는 전망이다.


백신 스와프는 ‘한미 통화 스와프’에서 따온 개념이다. 금융위기 때 미국에서 약정된 환율에 따라 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빌려왔던 것처럼, 미국에서 백신을 받고 한국이 나중에 갚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한미 백신 스와프는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서 가장 먼저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내내 침묵하던 정부가 한미 백신 스와프를 처음으로 거론한 것은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였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미 간 백신 협력은 다양한 관계에서 중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주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가 한국에 왔을 때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분위기는 다음 날 반전됐다.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서 정 장관은 “미국과 진지한 협의는 하고 있지만 미국도 국내 사정이 아직도 매우 어렵다는 입장을 저희한테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백신 스와프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는 뉘앙스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사진공동취재단

이런 상황에서 미국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백신 스와프 관련한 국내 언론의 질의에 “우리는 비공개 외교적 대화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백신 관련 협의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이제 한미 백신 스와프 문제 해결은 문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적표는 백신 확보에 따라 매겨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미 한미 백신 스와프를 정부에 제안한 바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20일 문 대통령의 방미(訪美)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의제는 백신 확보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 외교의 지표, 외교력의 성적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어떻게 좋은 백신을 많이 확보하느냐의 성과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