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 ‘하나원큐페이’ 통합 플랫폼 구축 완료
하나금융 계열사 4곳, 마이데이터 사업 재심사 중
하나금융그룹이 그룹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하나원큐페이’를 선보인다. 연 4500억원 거래액에 달하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더 나아가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카드를 중심으로 여러개로 분산 운영한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 '하나원큐페이'를 올해 말까지 통합하기로 했다. 하나카드는 이달 중 입찰 제안 공고와 사업자 선정 작업에 착수하고, 11월 안에 통합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나원큐페이는 카드혜택을 제공하는 디지털 고객센터 기능과 멤버십 기능 등을 포함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페이처럼 QR코드로 카드결제를 할 수 있는 전국 가맹점을 100만개까지 확대키로 했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결제 플랫폼 구축으로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차후 하나원큐페이의 사용자환경(UI)와 사용자경험(UX)을 개선하고, 전 계열사와 단계적으로 연동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금융 KB국민·NH농협·신한·우리에 이어 하나금융까지 국내 5대 금융지주가 모두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 금융 플랫폼 춘추 전국 시대가 막이 오를 전망이다. 앞서 하나금융을 제외한 4대금융은 카드 계열사가 운영하는 페이 서비스를 활용해 통합플랫폼 출범을 한다고 한 바 있다.
KB금융의 경우 KB국민의 ‘스타뱅킹’ 앱과 KB국민카드의 ‘KB페이’를 연결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를 결합한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 구축을 추진중이다. 신한금융은 농협금융은 NH페이를 개발하는 한편, 기존 농협카드의 페이 서비스를 보완한 통합 결제 앱도 개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도 신한카드 페이 서비스 ‘신한페이’를 그룹 통합 서비스로 내세우고, 빅테크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섰다. 회사는 지난 5일 타 금융사로 확대하는 '개방형'으로 전환하고 지방은행들을 우선 참여 대상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다소 늦게 핀테크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그간 디지털 금융 운영 노하우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는 1분기 말 누적 가입자 1202만명으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디지털 플랫폼 이용자 규모를 확보했다. 비대면 채널의 여수신 비중도 4대 은행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분기 기준 신용대출은 87%, 예적금은 71%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는 8월부터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도 사활을 걸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계열사 4곳(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핀크)이 마이데이터에 도전했으나 국정농단에 휘말렸다. 하나은행이 최순실씨에게 특혜성 대출을 해줬다는 의혹으로 시민단체가 하나금융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대주주 적격성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다만 이 소송은 지난 2017년 제기됐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금융위는 지난달 이들 4개사에 대한 심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심사 결과는 2차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신청한 6개사와 비슷한 시기에 공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 차원의 하나원큐페이 구축은 장기적으로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지급결제), 종합지급결제사업(종지업) 등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고객 동의하에 본인 정보가 데이터 형태로 금융사에 전송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금융관련 개인 업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어 편의성이 향상되고, 금융사들은 확보된 고객 데이터로 신규 금융 사업을 모색할 수도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원활하게 안착하면, 별도의 등록 없이도 자금 이체나 대금 결제를 할 수 있는 마이페이먼트나 종지업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다.
금융 관계자는 “5대 금융지주사들이 페이 플랫폼 구축에 앞다퉈 나서면서 빅테크와의 페이 플랫폼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을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