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입단 후 매년 특급 선수로서 꾸준한 모습
최형우 사례보듯 두 번째 FA서도 대박 계약
LG 트윈스는 지난 2018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돌아온 김현수를 잡기 위해 거액의 계약을 제시했다.
KBO리그 시절 특급 타자로 군림했던 경력과 높은 인기, 메이저리거라는 타이틀, 여기에 라이벌 두산 출신이라는 특수성이 더해져 4년간 115억 원이라는 입이 떡 벌어지는 금액이 책정됐다.
KBO리그의 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다소 과한 액수라는 지적도 있었으나 LG의 선택은 옳았다. 김현수는 성적으로 보답하고 있으며 캡틴으로서도 LG가 강팀의 면모를 갖춰나가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김현수는 올 시즌 타율 0.316 6홈런 30타점이라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써내고 있다. 특히 눈 여겨 볼 점은 김현수 최고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선구안이다.
현재까지 김현수는 25개의 볼넷과 13개의 삼진을 기록, 1.92의 볼넷/삼진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리그에서 키움 이정후(2.00)에 이은 2위에 해당한다. 2010년대 들어 2점대를 기록했던 선수가 2016년 한화 이용규(2.17) 단 1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괴물급 선구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LG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최고의 효율을 볼 전망이다.
김현수는 아직 진행 중인 올 시즌을 포함해 LG서 15.03의 WAR(스탯티즈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적립하고 있다. 지금까지 성적만으로도 1WAR당 약 7.65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역대 80억 원 이상의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상당수가 1WAR당 1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최고 수준의 가성비다.
실제로 김현수보다 뛰어난 가성비를 보였던 FA는 KIA 최형우 단 1명뿐이다. 지난해 4년 100억 원 계약이 만료된 최형우는 무려 21.47의 WAR를 적립, 모범 FA의 전형적인 사례다. 최형우는 이를 바탕으로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3년간 47억 원이라는 두 번째 대박 계약을 따냈다.
최형우 못지않은 모습의 김현수가 올 시즌 후 시장에 나온다면 다시 한 번 초대형 계약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33세에 불과한 나이로 인해 역대 최초 100억 이상의 계약을 두 번 체결한 선수로도 이름을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