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기간, 매출 반짝 오르는 효과 높아
해외여행 대신 근교 등으로 발걸음 몰려
백화점·대형마트 업계, 하반기 ‘기대’
유통업계가 한껏 기대감에 들떠있다. 국회가 대체공휴일을 확대하는 법안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하반기에 휴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외출이 늘고 소비가 증가하면 자연히 유통업계의 매출 역시 크게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6일 ‘공휴일 법제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를 열고 총 8건의 공휴일 관련 법률안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국회에 발의된 공휴일 관련 법안은 현재 설날·추석·어린이날에만 적용하는 대체공휴일 제도를 광복절 등 다른 공휴일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올해는 광복절(일요일), 개천절(일요일), 한글날(토요일), 크리스마스(토요일)의 직전 금요일이나 직후 월요일이 대체공휴일이 돼 총 4일을 더 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3.1절, 부처님오신날 등에도 대체공휴일이 적용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현재까진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휴일이 하루 늘 때마다 소비가 2조원 증가한다는 민간연구소의 분석을 따른다면 단순 계산으로 총 8조원의 소비 진작 효과가 기대된다.
유통업계는 대체공휴일 지정에 따른 4일 간의 연휴가 큰 수혜를 가져다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엔 연휴가 생기면 해외여행 등 해외로 나가는 이들도 적지 않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쇼핑몰, 근교 아울렛 등으로 나들이 겸 쇼핑을 나서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리란 기대감이 크다. 숙박업이나 음식점, 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된다.
휴일 확대 및 소비 진작책의 수혜를 입을 업종으로는 가장 먼저 백화점이 꼽힌다. 백화점의 휴일 매출은 평일의 2배가량이고, 보복소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주요 백화점 3사(신세계·롯데·현대) 모두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최장 엿새간 이어진 황금연휴 동안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 신장률을 거뒀다. 3월 백화점 매출이 40.3% 급감했던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회복세다.
연휴 기간 롯데백화점 매출은 작년 동기(5월1~6일) 대비 3.2% 늘며 소비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매출이 각각 7.5%, 2.6% 신장했다. 3사 모두 해외 명품이 매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형마트 업계 역시 휴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일례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던 이마트 월 매출이 5월 가정의 달과 공휴일 효과가 맞물리면서 상승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5월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순매출액) 1조2641억원으로 4월에 비해 10.7% 늘었다.
소비심리 회복과 봄철 외출 증가로 식료품과 생필품 등의 수요가 늘어난 데다, 가정의 달을 맞아 식재료와 선물 구매를 위해 마트를 찾은 고객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 공휴일 직전 이틀과 당일의 합계 매출을 직전 주나 직전 월 동기간 매출과 비교했을 때 공휴일 3일 간의 매출이 20~30% 가량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공휴일에는 집에서 쉬거나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평일 대비 객수와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하반기 공휴일이 늘어날 경우 소비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