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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체제 3년②] ‘찐팬’ 통해 기반 다진다…ESG·안전경영 주목


입력 2021.06.24 06:00 수정 2021.06.24 13:33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더 큰 도약 위한 고객 인프라 확보…일부서 성과

新‘LG 중심에 고객 중심 경영’…신사업 진출 속도

지속가능경영 위한 과제 직면…발 빠른 대응 나서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2020년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 스틸 컷.ⒸLG

오는 29일로 구광모 회장이 LG그룹을 이끈지 꼭 3년을 맞는다. 만 40세의 젊은 총수의 등극으로 지난 3년간 LG에는 많은 변화가 일었다. 실용주의 노선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으로 스마트폰 등 부진을 면치 못했던 사업은 과감히 정리됐고 전장부품과 로봇 등 미래 신사업 육성은 더욱 속도를 냈다. 젊은 인재 발탁을 통해 그동안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던 기업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대기업 그룹 중 사상 처음으로 4세 경영 시대를 맞은 LG그룹의 변화와 혁신, 과제, 미래 비전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구광모 회장의 LG가 고객중심 경영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에서도 더 큰 도약을 위해선 무엇 보다 ‘찐팬’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충성도 높은 고객의 존재가 향후 LG의 신사업 분야 개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구 회장의 고객중심 경영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해 전장과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신 성장 사업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객 최우선’을 강조하고 있다. 덕분에 취임 3년차에 접어든 현재는 고객 중심 경영이 LG의 확실한 정체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구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LG만의 고객 가치‘를 강조했고, 2020년에는 “고객 관점에서 ‘페인 포인트(불편함)’을 해결하자”고 당부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고객 감동을 완성해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팬덤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객의 높은 충성도를 높여 LG의 서비스를 계속해서 이용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하이엠솔루텍 직원이 프리미엄 정품세척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하이엠솔루텍
고객 중심=LG 도약…접점 확보에 주력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이처럼 고객 중심 경영을 부르짖는 것에 대해 LG의 도약 기반 마련을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가전과 같은 소비자와 밀접한 분야 외에도 자동차 전장부품과 AI, 베터리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꾀하기 위해선 고객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구본준 회장의 LX그룹 독립으로 그룹 내 공백이 생긴 만큼 고객 접점을 늘려 성장 기반을 다져야 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한 전장사업이 있다. LG전자는 지난 3년간 저가 수주도 마다하지 않는 등 공격적 수주를 통해 고객 인프라 구축에 전념했다. 그 결과 최근에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는 등 안정궤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는 현재 기업 소비자간 거래(B2C) 분야에서도 다양한 고객 만족 서비스 제공을 통해 충성도를 높이는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처음 도입한 생활가전 세척서비스 등이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사업의 성장을 꾀하는 한편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데 필요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등 현안 산적…혁신 행보로 타파


구 회장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도 이뤄내야 하는 과제에도 직면해 있다.


LG는 ESG경영 강화를 위해 이미 (주)LG를 포함한 LG 13개 상장사들은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고, 감사위원회의 권한과 독립성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 등 이사회 활동을 강화해 지배구조 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ESG가 글로벌 경영 스탠더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LG의 이같은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순혈주의 타파를 통한 혁신 행보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의 외부 영입 임원 숫자는 매년 증가세다. 2016년 11명을 비롯해 2017년 12명, 2018명 13명 수준이었던 외부 영입 임원 수는 구 회장 취임 이후인 2019년 16명으로 늘었다. 외부 영입 임원 수는 작년에 23명으로 확대됐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 취임 이후 LG는 외부 인재 영입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에도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며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앞으로도 이같은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환경구축에 대한 사회적 요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경영책임자가 직접 나서서 기업의 중대재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안전보건 컴플라이언스 시스템(법규 준수 체제)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LCD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생산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LG디스플레이

이미 LG의 경우 LG화학 ESS 공장 화재와 LG디스플레이 유독성 물질 누출 등 다양한 사고를 겪어왔던 만큼 이에 대한 경각심 역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계에서는 구 회장 취임 이후 재해와 관련해 LG가 괜찮은 대처를 해왔던 점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파주사업장에서 발생한 수산화 테트라메틸 암모늄(TMAH) 누출 사고 당시 즉각적인 사고 대응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원인이 됐던 ‘위험의 외주화’를 근본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정호영 사장은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해 “전반적인 사고에 대해선 저희 사업장에서 발생한 만큼 자초지정을 떠나서 엄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위험 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내재화 방식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정책팀 팀장은 “안전경영 구축을 위해선 경영자의 안전의식, 노력, 책임도 필요하지만 현장 근로자들의 의식도 중요하다”며 “경영진과 근로자가 다같이 협심 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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