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3300선을 돌파한 가운데 하반기 업황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 10곳은 하반기에 반도체·정보기술(IT)·자동차 업종 등의 투자 사이클 회복이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동안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소비주 역시 하반기에 큰 폭의 성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철강 산업의 기상도는 ‘먹구름’으로 전망됐다.
◆반도체·IT·자동차...대장주 ‘맑음’
29일 각 증권사에 따르면 기존 주도주인 반도체·IT·자동차 업종은 하반기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관련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투자를 늘리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주요 투자 아이디어 중 하나는 반도체 공급 부족 정상화“라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는 2~3분기에 고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이며 출하 차질 우려가 있었던 IT·자동차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실적 성장을 주도하는 업종이 시장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며 “반도체, 자동차, IT S·W 등 기존 대장주가 대표적”이라고 짚었다.
◆여행·면세·화장품...업황 정상화 기대↑
증권사들은 백신 보급 기대감에 따라 소비주도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여행·호텔·레저와 화장품·면세·의류 등 코로나19 피해 업종들이 해당된다. 선진국의 집단 면역이 가까워질수록 해당 산업의 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인구 이동량이 증가할수록 시민들의 여행에 대한 수요도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며 “최근 자동차와 항공 등 여행 관련주들이 로테이션 장세에서 상대적 강세를 시현하고 있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백신 보급 확대는 콘택트 소비 관련주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3분기 중국 경제 재개(리오프닝)와 관련해 면세점, 4분기 한국 리오프닝과 관련해 카지노, 엔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역시 화장품, 의류, 호텔·레저, 음식료, 유통 등의 이익 모멘텀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수요를 견인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금융·조선 ‘흐림’...철강은 ‘비’
경기민감(시클리컬) 멫 금융주의 경우, 물가·금리 상승국면에서 주도주로 부상한 뒤 투자 매력도가 약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대신증권은 “시클리컬, 금융주가 주도주로서 자리매김하기는 쉽지 않다”며 “오히려 하반기 중 물가·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인다면 시클리컬의 매력도는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은 소비재와 인프라 등 중국 수요 상승을 이끌었던 전방 시장에서 최근 수요 둔화 시그널이 발생했다.
메리츠증권은 “환경 규제 완화 등 공급 증가 요인을 감안하면 철강 업황은 상반기 대비 가라앉을 전망”이라며 “미국 및 유럽(EU)의 무역규제 완화 뉴스가 나온다면 추가적인 업황 개선은 가능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조선은 선종별로 시황 개선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벌크선은 원자재 관련 국가들 중심의 설비투자 재개를 감안하면 하반기 재반등의 개연성이 높고, 탱커는 올해 1분기까지 운임 수준의 바닥을 확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뉴딜정책 투자 시작...친환경주 부각
증권사들은 하반기 친환경 관련 업종도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바탕으로 한 정부 투자와 기업이 주도한 투자 확대 사이클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KB증권은 “하반기는 성장주에 유망할 것”이라며 “성장주 중에선 친환경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한국은 하반기부터 뉴딜정책에 대한 재정 지출 확대가 예정되어 있다”며 “이에 해당되는 디지털(핀테크·AI)과 그린(2차전지·수소·태양광·풍력)의 기업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