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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쏘의 부활? 쌍용차 'J100', SUV 명가 재건 이끌까


입력 2021.07.21 06:00 수정 2021.07.20 15:5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2세대 코란도 연상케 하는 강렬한 디자인으로 쌍용차 정체성 되찾아

볼륨 차급 중형 SUV 시장서 성공 거둘 경우 경영정상화 청신호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디자인 변경도 '강인함으로의 회귀' 방향성 뚜렷

쌍용차 J100. 무쏘·2세대 코란도(사진 뒤쪽)가 그랬듯이 쌍용차를 다시 SUV 명가의 자리에 올려놓을 기대주로 꼽힌다.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가 개발 중인 중형 SUV ‘J100’(프로젝트명)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도심형 SUV를 지향하느라 쌍용차 고유의 색을 잃었다는 4세대 코란도와 달리 과거 2세대 코란도, 무쏘와 같은 강렬한 이미지를 되찾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은 이후에도 지속가능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판매 볼륨을 채워줄 차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J100은 쌍용차 부활의 키가 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내년 J100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 도로주행 테스트 단계까진 아니지만 차체 개발은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J100은 과거 쌍용차의 최고 히트작인 무쏘와 같은 차급으로 현대자동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 등과 경쟁할 중형 SUV다.


그동안 쌍용차는 중형 SUV 없이 소형(티볼리), 준중형(코란도), 대형(렉스턴)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왔다. 한때 중형 SUV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를 ‘오픈형 중형 SUV’로 마케팅한 적도 있지만, 픽업트럭 시장에도 수입 경쟁차들이 등장하며 렉스턴 스포츠는 다시 고유의 역할로 되돌아가야 했다.


내년 J100이 출시된다면 쌍용차는 빠진 퍼즐을 채우고 SUV 풀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J100 스케치. ⓒ쌍용자동차

J100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아직 스케치만 공개된 상태임에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는 “저대로만 나와다오”, “디자인 저 상태에서 변경 없이 나오면 산다”, “SUV의 탱크화인가? 쌍용답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J100은 과거 쌍용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대학생의 로망’ 2세대 코란도를 연상시키는, 오프로드 차량 고유의 터프한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습이다.


전면 상부를 장식하는 시크한 세로줄무늬 그릴과 아이라인처럼 헤드램프를 감싸고 돌다 밖으로 뻗은 LED 주간주행등, 스키드 플레이트와 결합된 강인한 모습의 전면 범퍼, 큼지막한 휠하우스는 오프로드 감성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후면 해치에는 옛날 SUV 차량들이 등 뒤에 하나씩 메고 다녔던 스페어 타이어를 형상화한 육각형의 돌출 부위(진짜 스페어타이어가 들어갈 자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도 만들어 놓아 레트로 감성을 물씬 풍긴다.


요즘은 최대한 숨기는 추세(자동화되며 사실상 사라진)인 해치 손잡이도 보란 듯 큼지막하게 돌출시켰다.


2세대 코란도 후측면. J100 후면 해치의 돌출부는 2세대 코란도의 스패어타이어 장착 모습을 재현해 레트로 감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

물론 J100이 스케치의 모습 그대로 양산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케치 이후에는 좀 더 디테일한 부분을 다듬은 렌더링 이미지가 나오고 그 다음은 양산을 고려해 과장된 부분을 현실화한 실차 디자인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간 수많은 ‘타협’이 이뤄진다. 이를테면 멋져 보이기 위해 비현실적으로 키운 휠은 ‘기름 먹는 하마’가 될 수 있으니 적당하게 줄이고, 프레스 공정에서 소화 불가능한 복잡한 굴곡도 사라진다. 보기엔 좋으나 안전이나 공력성능(공기저항을 낮추는)에 저해가 되는 디자인 요소들도 일부 포기할 수밖에 없다.


모터쇼 등에서 콘셉트카로 나와 큰 인기를 끌었던 차가 양산화 모델에서는 찬밥 신세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도 양산화 과정에서 이뤄지는 타협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100의 전반적인 디자인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나아가 최근 쌍용차가 플래그십(기함) 모델 렉스턴과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에 가한 변화를 보면 디자인적 방향성을 제대로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 쌍용차 위기의 원흉 중 하나로 꼽히는 4세대 코란도가 받은 디자인적 혹평을 통해 제대로 된 길을 찾았다는 것이다.



4세대 코란도. 소형 SUV 티볼리를 닮은 디자인으로 야성을 잃었다는 혹평과 함께 판매 부진을 겪었다. ⓒ쌍용자동차

2019년 2월 출시된 4세대 코란도는 동생 격인 티볼리의 성공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너무 동생을 닮아버렸다. 그 탓에 코란도 고유의 야성은 사라졌고, 판매도 부진했다. 전체 라인업이 4개에 불과한 쌍용차로서는 단 한 개의 차종만 부진해도 타격이 크다.


그보다 앞서 나온 G4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역시 덩치에 비해 너무 얌전한 얼굴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출시된 올 뉴 렉스턴과 더 뉴 렉스턴 스포츠는 도심형 수트를 벗고 야전점퍼를 입은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그릴을 과감하게 키우고 전면을 깎아지른 듯 수직으로 떨어뜨리며 강인한 인상과 함께 볼륨을 강조했다. 그 덕에 이들 두 모델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쌍용차의 내수 판매실적을 지탱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 칸(위, 구형)과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신형). 그릴 디자인을 뜯어 고쳐 한층 강인한 인상과 볼륨감 있는 풍채를 보여준다. ⓒ쌍용자동차
G4렉스턴 (위, 구형)과 올 뉴 렉스턴(신형). 그릴 및 헤드램프 디자인을 뜯어 고쳐 한층 강인한 인상과 볼륨감 있는 풍채를 보여준다. ⓒ쌍용자동차

강렬한 인상을 지닌 J100의 모습 역시 쌍용차의 이같은 디자인적 방향 전환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2세대 코란도와 무쏘를 탄생시킨 SUV 명가 쌍용차의 정체성을 되찾은 것이다.


볼륨 차급인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하는 J100이 성공을 거둔다면 쌍용차의 경영도 안정될 수 있다. 그 전에 쌍용차의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이 출시되겠지만 이 차는 쌍용차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은 될 수 있어도 당장의 볼륨을 채워줄 주력 모델은 될 수 없다. 시장 규모가 한정된 전기차의 한계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달 J100 스케치 공개 후 시장의 반응이 뜨거워 내부적으로도 고무돼 있다”면서 “볼륨 차급이면서도 그동안 우리가 대응하지 못했던 중형 SUV 시장에서 J100이 성공을 거둔다면 경영 정상화와 함께 SUV 명가 부활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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