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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의 성급한 보도가 '태양광 실상' 왜곡했다 [유준상의 돌직구]


입력 2021.08.02 07:01 수정 2021.08.02 07:08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보수언론의 태양광 기여도 1.7% 보도에

전력거래소 "계측 안 되는 태양광 존재"

태양광 기여도 부풀리는 빌미까지 제공

국내 설치된 태양광 패널. ⓒOCI

올여름 폭염에 예비전력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재생에너지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보수언론이 태양광·풍력을 합해도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7%에 불과해 "전력 공급 기여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보도하자, 진보언론은 "전력 통계에 잡히지 않는 태양광이 존재하며, 전력피크 시간대가 옮겨진 게 이를 방증한다"며 반박에 나섰다.


뚜껑을 열어보니 진보언론의 승리였다. 전력당국은 "계측되지 않는 태양광이 존재한다"고 해명하며 진보언론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력시장에서 거래되는 태양광 설비 5.1GW만 계측이 가능하다. 나머지 한전과 직거래(PPA) 하는 태양광 11.5GW, 자가소비 목적의 자가용 태양광(3.7GW, 추정치) 등을 합하면 전체 태양광 설비는 20.3GW가 된다. 보수언론의 성급한 보도가 태양광의 실상을 왜곡시킨 셈이다.


전력거래소는 "아직 한전의 7월분 전력통계속보와 가정용 태양광 기여도가 나오진 않아 태양광 발전량을 정확히 알긴 어렵다"면서도 "이용률을 고려했을 때 여름 피크시간 태양광은 우리나라 전체 발전량의 9%까지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진보언론과 정치권은 태양광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양이원영 의원과 진보계열 주요매체는 "전력피크가 오후 3시에서 5시로 늦춰진 건 태양광의 힘"이라고 태양광의 역할을 치켜세웠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거들며 '숨어있는' 태양광 발전량을 정확히 찾아내라고 전력당국에 지시까지 내렸다.


태양광 사태는 급기야 원자력에 대한 공격으로 비화되기까지 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태양광 보도가 쏟아졌던 지난달 23일 '불안 마케팅으로 원전 늘리려는 시도 중단해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탈원전 때문에 전력난이 온다는 (보수언론의) 주장은 전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탈원전을 하다가 급하게 원전을 재가동한 것처럼 말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태양광 계절별 평균이용률. ⓒ전력거래소

하지만 이같은 태양광 찬사 역시 사실을 왜곡시키는 처사다. 태양광이 전체 발전량의 9%까지 기여한다는 주장은 '여름철 중 특정시간대'에만 국한된다. 5년간 이용률을 참고하면, 태양광 이용률은 여름철 피크시간대(14~17시)에만 35%로 올라간다. 여름철 24시간 태양광 평균 이용률은 15%에 불과하며, 이때 발전량 기여도는 4%로 추정된다. 봄·가을철 피크시간대에는 이용률이 5% 미만까지 곤두박질친다.


탈원전 정책 추진 중에도 원전 이용률이 75-80%, 발전량 기여도는 21% 수준임을 감안하면 태양광은 처참한 수준이다. 365일 24시간 고르게 발전하는 타 에너지에 비해 태양광의 기여도가 매우 불안정한 수준이라는 것이 정확한 팩트다. '숨어있는' 태양광을 찾아내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자칫 국민들에게 태양광이 국내 전력수급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수언론의 성급한 보도가 태양광의 기여도를 과도하게 부풀리는 빌미까지 제공한 셈이다. 언론이 에너지를 이념논쟁 수단화하면 이같이 낭패를 본다. 에너지가 정쟁을 일삼는 정치권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 생존과 직결된 100년 대계 에너지 정책이 정확한 근거와 예측에 의해 수립될 수 있도록 언론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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