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4강에서 강호 브라질과 충돌...이기면 결승행
객관적 전력상 열세 분명...나 아닌 팀 믿는 선수들 분위기 기대↑
‘원팀’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세계랭킹 11위)이 4강에서 ‘난적’ 브라질과 격돌한다.
브라질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3-1(23-25 25-21 25-19 25-22)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1세트를 내준 브라질은 코트에 나온 선수 중 5명이 공격-블로킹-서브를 더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고른 활약으로 뒤집기 승리에 성공했다. 도쿄올림픽 6전 전승이다.
이로써 풀세트 접전 끝에 터키를 꺾고 4강에 오른 한국은 결승행 티켓을 놓고 ‘세계랭킹 2위’ 브라질과 맞붙게 됐다. 경기일정에 따라 한국과 브라질은 6일 오후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준결승을 치른다.
이기면 올림픽 역대 최고의 성적인 은메달을 확보하고(종전 올림픽 최고 성적=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지더라도 김연경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의 간절한 소망인 올림픽 메달의 길(동메달 결정전)은 열려있다. 메달 획득만 놓고 보면 두 번의 기회가 있는 셈이다.
여자배구 4강 대진표에 따라 반대쪽에서는 미국(세계랭킹 1위)-세르비아(세계랭킹 8위)가 붙는다.
기술과 힘, 높이 등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이 브라질을 꺾고 결승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다.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0-3 완패했다. 김연경이 12점으로 홀로 분전했고, 브라질은 페르난다 호드리게스(17점), 가브리엘라 브라가(14점) 등 주전들이 고루 활약했다.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18승45패로 절대 열세다. 밀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체제에서 브라질을 꺾은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9년 일본에서 열린 FIVB 주최 월드컵에서 3-1 승리했다. 김형실 감독(현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지휘했던 2021 런던올림픽에서도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3-0으로 누르고 4강까지 진출했다.
밀리는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다. 45년 만의 메달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브라질에 지더라도 한 번의 기회가 더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대를 높이는 것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원팀’을 이룬 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투지를 발휘하며 국민들에게 감동까지 선사, 절대적인 지지까지 등에 업고 있다.
브라질전 패배 이후 한국은 케냐-도미니카공화국-일본을 연파했다. 8강을 확정한 뒤 가진 세르비아전에서는 체력 안배 등 전략적인 운영을 했고, 8강에서는 세계랭킹 4위 터키와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다. 세계랭킹 14위로 도쿄올림픽을 시작했는데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이제는 톱10을 바라보는 11위까지 올라섰다.
김연경이 SNS를 통해 “아따 죽겄다잉. 한 경기 한 경기가 피가 말린다잉”이라고 말할 정도로 체력적으로 지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개막을 앞두고 4개월 가까이 동고동락하며 ‘원팀’이 된 여자배구대표팀은 메달 그 이상을 꿈꾸기에 충분한 분위기다. “지금 같아서는 어떤 팀과 게임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선수들의 자신감은 나 자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우리라는 팀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우리가 원했던 그 원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