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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단지를 보다①] 정보 전달→소장용, 전단지의 여전한 쓰임


입력 2021.08.06 14:19 수정 2021.08.06 14:4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인터넷 나오기 전 정보 얻는 유일한 방법”

“전단지가 아니라 추억을 모으는 것이 아닐까”

영화관 한편에는 가지런히 꽂혀있는 영화 전단지들이 있다. 현재 흥행 중인 ‘모가디슈’의 전단지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상단에는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류승완 감독, 구교환 등 출연 배우들의 이름이 자리했다. 굵은 글씨의 제목 아래에는 ‘고립된 도시 목표는 탈출’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뒷면에는 좀 더 상세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관객들이 눈여겨봐야 할 영화의 포인트들과 함께 대략적인 줄거리도 작은 글씨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정보가 A4 용지 한 장에 집약돼 담겨 있다.


과거에는 전단지가 영화를 홍보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지금처럼 PC나 모바일로 모든 정보를 확인하는 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영화관에 온 이들이 다양한 전단지에 담긴 내용들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이 볼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전단지를 통해 미리 숙지하는 관객들이 꽤 많았다.


현재는 A4 크기 낱장으로만 전단지가 제작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2, 3페이지의 접이식 전단지도 만들어질 만큼 그 안에 담는 정보들을 중요하게 여겼다.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의 최지웅 실장은 “인터넷이 나오기 전에는 전단지나 잡지가 정보를 얻는 유일한 방법일 때가 있었다. 특히나 잡지는 돈을 주고 사봤어야 했지만, 전단지는 극장에서 무료로 주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중요성이 크게 감소했다. 온갖 정보들이 온라인에 넘쳐나는 것은 물론, 온라인 예매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 현장에서 고민하며 표를 구매하는 관객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영화 전단지는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그것을 소장, 수집하는 가치를 즐기고 있다. 정보 전달의 역할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그 쓰임새는 인정을 받고 있다.


마블 시리즈를 비롯해 인기 있는 영화들은 전단지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전단지가 많이 비치된 영화관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는가 하면, 획득한 전단지를 되파는 일도 있다. 무료로 얻은 전단지를 유료로 파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으나 그만큼 전단지 수집에 열을 올리는 이들이 많다.


한 영화 관계자는 “전단지가 아니라 추억을 모으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하면서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애정 표현도 되고, 영화 관람이라는 게 그 작품을 그냥 본다는 것도 있지만 극장에 가는 것이 하나의 이벤트기도 하다. 기념품처럼, 추억을 되새기는 용도로도 쓰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영화 전단지를 모아 온 A씨는 “처음에는 인상적으로 본 영화 전단지나 포스터만 모았다. 좋아하는 영화 잔상을 오래 남기고 싶고, 돈 들이지 않는 굿즈 느낌이었다. 몇 년 전부터는 그다지 인상 깊지 않더라도 일단 본 영화 전단지는 한두 장씩 가져오는데 그 이유는 책도 영화도 보면 잊힌다. 아무리 인상적이었어도 몇 달 지나면 생각 안 나지 않나. 그럴 때 전단지를 보면 ‘아 내가 이런 영화를 봤었지’, ‘어떤 사람과 어떤 분위기에서 이 영화를 봤었지’하는 기억을 상기해주는 역할도 하더라”라고 말했다.


때문에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전단지 제작이 줄어드는 것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최근에는 소규모 영화들은 전단지를 아예 제작하지 않는 사례들이 늘고 있고, 대작들도 종종 전단지를 비치하지 않는다. 특히 최근에는 마블 영화인 ‘블랙위도우’가 극장용 전단지를 만들지 않아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최 실장은 “소유할 수 있는 굿즈로서의 기능도 있고, 홍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자동적으로 개봉 영화의 역사를 담은 기록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역할들을 수행 중인데 최근에 많이 줄어드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영화 전단지를 보다①] 정보 전달→소장용, 전단지의 여전한 쓰임

[영화 전단지를 보다②] “아직 통하는 세대 있어” vs “환경 위해 없애야”

[영화 전단지를 보다③] “아날로그 감성의 전단지…‘굿즈’ 기능 강조될 것”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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