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여신회의 개최
개인이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한도가 자신의 연봉 수준으로 줄어든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아내기 위해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과 회의를 개최하고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인하할 것을 요청했다.
시중은행이 현재 개인에게 빌려주는 신용대출 한도는 연소득의 1.5∼2배 수준이다. 본인 연봉보다 높은 한도로 신용대출을 받는 것이 최근 가계대출 팽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금융당국 측 입장이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무려 1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나 급증했다. 은행권에서만 한달 만에 9조7000억원이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 실수요 대출보다는 신용대출을 줄이기가 더 쉽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신용대출은 최근 주식, 공모주 청약 등 자산 투자 열기로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달 마지막 주에만 카카오뱅크, 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 영향으로 신용대출 등이 7조7000억원(은행권 4조4000억원)이 폭증했다. 다음달 이후에도 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공모주 '대어'가 대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에도 신용대출을 연소득의 2배 수준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공모주 열풍이 지속되면서 신용대출이 계속 늘고 있어 다시 한도 축소를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부터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됐으나 한도가 1억원 이하인 신용대출은 2023년 7월부터 DSR 규제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