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내달 말까지 신규전세대출 중지
SC제일, 신규 부동산담보대출 안받아
NH농협은행에 이어 일부 시중은행들까지 가계대출 중단 행렬에 합류했다. 금융당국이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 강화를 예고하자, 주요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것으로 보여진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이 일부 대출 상품을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9월말까지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3분기 한도가 승인 건수 기준으로 전부 소진된데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 측은 “이번 대출상품 중단은 NH농협과 달리 자체 분기별 대출한도 관리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분기 한도가 소진에 따라 제한적으로 취급이 가능하고, 신청자 중 취소분이 생기면 신규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도 간판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 중 신 잔액 기준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삼는 상품의 신규 취급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주택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동금리 대출 상품 중단으로 자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것이다. 오는 30일부터는 관련 상품의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도 0.2~0.3%포인트(P) 낮춘다.
앞서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말까지 3개월간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담대는 물론 전세대출 신규 취급도 멈췄다.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26조3322억원에서 지난7월말 135조316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 기간 증가율은 7.1%로 금융당국이 정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인 6%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대출상품 중단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농협은행 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SC제일은행까지 대출 중단에 나서면서 은행권 전방위적으로 대출 축소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당국이 연일 금융권을 향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을 하는 가운데,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며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제1금융권은 물론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관리에 나섰다. 이날 오전 농협중앙회 등 임원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