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손실액 보상 아닌 이익률‧인건비‧임대료 등 포함돼 현장선 혼란
대출 문턱 높아지고 이자 부담 늘면서 자금난 심화 우려도
경영난 가중에 파업이라도 하자는 자포자기식 반응 늘어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보정률에 따른 실제 보상액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데다 갈수록 대출이 제한되고 이자 부담은 커지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8일 ‘2021년 3분기 손실보상 기준’을 의결했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일괄적으로 손실액의 80%를 보상하기로 했다.
당초 논의되던 60~80% 차등지급안 대신 손실보정률을 80%가 최종 적용됐지만, 자영업 단체 등 외식업계에서는 그간 100% 손실보상을 요구했던 만큼 불만이 큰 상황이다.
특히 단순히 피해액의 80%를 보상해주는 것과 달리 손실보정률이란 개념이 적용되면서 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뉴스만 보면 자영업자들이 피해본 금액의 80%를 다 보상하는 것처럼, 또 모든 자영업자가 상한액인 1억원을 받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 계산법대로면 상황에 따라 피해액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만 받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제시한 손실보상금 계산법에 따르면, 일평균 손실액에 방역조치 이행일수와 보정률 80%를 곱해 금액이 산정된다.
여기서 일평균 손실액에는 2019년 3분기 영업이익률과 당시 매출액 대비 인건비, 임차료 비중 등이 포함된다. 때문에 매장이 자기 건물이거나 종업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님의 경우 보상액이 감소할 수 있다.
갈수록 조여지는 대출과 늘어나는 이자 부담도 고민거리다.
코로나 사태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저리로 제공한 대출은 이미 써버린 상황에서 개인신용대출 등 추가 대출 창구가 막히면서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 지난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자 부담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한식전문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작년에 받은 코로나 대출에 대한 상환이 미뤄진 것은 다행이지만 그때 받은 돈은 한 두 달 만에 임대료와 인건비로 모두 써버렸다”며 “버티기라도 하려면 추가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금융권에서는 대출이 안 된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또 “개인대출도 막히면서 며칠 차이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몇 천 만원이나 줄었다”면서 “주위 사장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금리 오르기 전에 최대한 대출을 받아놓으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영업자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어차피 버티지 못할 것 파업이라도 하자는 자포자기식 반응이 늘고 있다.
아울러 정부 방역조치에 동참해 영업손실 등 피해를 입었지만 제대로 된 보상 없이 영업제한 등 규제만 지속한다며 정부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리두기 최고단계가 적용된 지 3달이 넘어가면서 이제는 버틸 수 없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5일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 발표에 내용에 따라 QR코드 인증을 보이콧을 비롯해 20일 총궐기 등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계속해 재연장하며 협조와 희생이란 거짓말로 자영업자만의 규제를 강제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그간의 무책임했던 모습에 반성은커녕 자영업자만 옥죄는 행정명령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에게 감염병의 위해가 되지 않는 차량시위 등의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이어갔지만 이조차 불법으로 간주해 폭도로 변해가는 자영업주들을 저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15일 방역당국의 새로운 거리두기 발표에 자영업종에 대한 고심의 흔적이 없다면 QR코드 보이콧과 방역비협조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