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총 D-DAY…호반그룹 18.78%로 턱밑 추격
역대 최저 지분 격차에 '전운'… 산은 표심 향배 주목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그룹 창립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모습 ⓒ한진그룹
26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2대 주주인 호반그룹과의 지분 격차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좁혀진 가운데 국민연금이 반대 기치를 들면서 의결권 향방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한진칼 지분 5.44%를 보유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반대 사유로는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감시 의무 소홀과 더불어, 경영 성과 대비 과도한 보수 수령을 명시했다.
실제로 한진칼의 지난해 매출액은 2984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은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75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7.2% 감소한 상황에서, 조 회장이 지난해 한진칼과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등 4개 계열사로부터 수령한 140억원대의 보수가 주주권익과 배치된다는 것이 국민연금 측 논리다.
국민연금의 반대 기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2021년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당시에도 충분한 사전 실사 없이 중대한 의사결정이 내려졌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은 바 있다. 합병 절차가 본격화된 2024년엔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자산 손실 등 재무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책은 미진한 반면 경영진 보수만 증액된 점을 들어 주주권익 침해 우려를 제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 측은 그간 델타항공 등 우호 지분의 지지를 바탕으로 경영권을 수성해 왔다.
한진칼 주요 주주 현황 ⓒAI 생성 이미지
이에 재계의 시선은 2대 주주인 호반그룹(18.78%)의 행보로 쏠린다. 현재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20.56%)과의 격차는 단 1.78%p에 불과하다. 그간 '단순 투자' 목적을 강조해온 호반그룹이 이사 보수 한도 등에 반대표를 던지며 보폭을 넓히고 있어, 국민연금과의 '전략적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회장 측은 이에 맞서 '경영의 연속성'을 앞세워 주주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메가 캐리어' 출범의 마지막 단계를 진두지휘할 리더십 공백이 발생할 경우, 항공 산업 구조조정 전체가 표류할 수 있다는 위기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승부처는 지분 10.58%를 쥔 산업은행의 판단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그간 산은은 조 회장 측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돼왔다. 델타항공(14.90%)과 산업은행의 지분을 합산하면 조 회장 측은 약 46% 수준의 안정적인 찬성표를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산은이 중립 내지 반대로 선회할 경우, 국민연금과 호반그룹을 포함한 '견제 세력'의 합산 지분은 34.8%까지 치솟게 된다. 이는 조 회장 측 우호 지분(35.46%)과의 격차를 단 0.66%p 차이로 좁히는 수치다. 이 경우 사실상 '제로섬'에 가까운 박빙의 구도가 형성되면서, 결국 29%에 달하는 소액주주의 표심이 최후의 보루가 될 전망이다.
다만 재계에서는 산은이 항공업 통합이라는 국책 과제의 완결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급격한 경영진 교체보다는 '안정적 유지'를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호반그룹의 매집세가 위협적이지만, 조 회장에게는 델타와 산은이라는 견고한 백기사가 포진해 있다"며 "이번 주총의 핵심은 반대 여론의 확산 여부보다 기존 우군들이 '항공업 통합'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얼마나 결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진칼은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주요 안건을 의결한다. 특히 상법 개정에 따른 전자주총 도입과 독립이사 명칭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안도 상정됐다. 이 밖에도 최종구 사외이사 및 채준 감사위원 신규 선임안 등에 대한 주주들의 판단을 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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