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인슐린 기대감에 시총 26조원 돌파, 코스닥 황제주 등극
지난해 영업익 85억원, 가치 선반영에 밸류에이션 부담 가중
전인석 대표 블록딜로 26만주 처분…중대 발표 예고
삼천당제약 사옥 ⓒ삼천당제약
삼천당제약이 ‘위고비’ 테마에 올라타며 코스닥 황제주에 올라섰다.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을 앞둔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을 가볍게 뛰어 넘었지만, 비대한 몸값에 비해 빈약한 실적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천당제약의 시가총액은 26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이전 코스닥 시가총액 1위였던 알테오젠(약 19조2000억원)과 에코프로(약 20조4000억원)를 앞서는 기록이다. 지난해 말 23만원대였던 주가는 불과 3개월 만에 100만원을 돌파하며 3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의 주가를 끌어올린 배경에는 경구용 GLP-1 제네릭 독점 계약과 경구 인슐린 개발에 대한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26일 유럽 제약사와 영국 등 11개국을 대상으로 경구용 GLP-1 제네릭 독점 라이선스 및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발표 직후 삼천당제약 주가는 29.85%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당시 회사가 제시한 5조3000억원이라는 계약 규모에 시장이 즉각 반응했으나, 확정 금액은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합산해 3000만 유로(약 500억원)로 기재되며 한 때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에 “해당 금액이 단순 기술 이전에 따른 것이 아니며 10년 동안 예상되는 매출을 합산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지난 19일에는 유럽에 경구 인슐린 임상 1·2상 시험계획(CTA)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현재 약 4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인슐린 시장은 주사 제형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자체 개발한 ‘S-Pass’ 플랫폼을 통해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먹는 인슐린’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S-Pass 플랫폼은 인슐린이나 단백질 약물을 특수 물질로 감싸서 위산으로부터 보호하고, 소장 벽을 억지로 통과시키는 대신 세포 사이의 틈을 일시적으로 열어 흡수시키는 기술이다. 만약 해당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하게 된다면 당뇨 환자들이 허벅지나 복부에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고 간단히 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40조원 규모의 글로벌 인슐린 시장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처럼 단기간 내 이뤄진 주가 급등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지난해 삼천당제약의 매출은 2318억원, 영업이익은 85억원이다. 연간 영업이익이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업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합쳐 전체 30위권에 진입한 것은 전형적인 ‘미래 가치 선반영’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약 개발 과정의 변수도 숙제다. 일본 다이치산쿄 에스파와의 계약에 포함된 ‘조건부 해지’ 조항이나, 이제 막 계획서를 제출한 유럽 임상의 까다로운 통과 기준 등은 언제든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미래 가치를 높게 반영하는 업계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밸류에이션은 상당한 부담”이라며 “임상 허가와 최종 성공 여부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대감만으로 실적과의 괴리가 지나치게 벌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보통주 26만5700주(약 2500억원 규모)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다는 소식은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 통상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고점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전 대표는 주주 서한을 통해 “거액의 증여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상이 결실 단계에 진입해 며칠 내로 중대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직접 진화에 나섰다.
전 대표의 ‘중대 발표’ 예고 소식에 기대감이 고조되며 25일 삼천당제약 주가는 전일 대비 22.5% 오른 114만7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후 이어질 실질적 성과가 주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1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서며 일각에서 제기된 액면 분할이나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해서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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