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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자살골 경쟁, 개 사과에 비석 밟기…쯧쯧!


입력 2021.10.24 07:40 수정 2021.10.24 12:34        데스크 (desk@dailian.co.kr)

윤석열이 호남 표 더 잃을 때 이재명은 영남 표 포기

둘 실책과 검찰 장난으로 대장동 불 꺼지는 게 문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2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 입구 땅에 박혀 있는 '전두환 기념비'를 밟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2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 입구 땅에 박혀 있는 '전두환 기념비'를 밟고 있다.ⓒ뉴시스

한 사람이 똥볼을 차는가 했더니 그 상대는 자살골을 찼다.


윤석열은 캠프 직원이 벌인 실수라고는 하지만, 정말 어처구니없는, IQ 50의 아이디어 사진을 올렸다. 토리인지 톨이인지 애완견 가지고 SNS 짓을 시작한 것부터가 재앙의 불씨였다.


그런 행동을 해서 젊은 사람들 지지가 늘어났나? 윤석열의 지지 기반은 중노년들로 고착되고 있다. 오히려 홍준표가 20~40대에서 강하다. 말 자주 바꾸고, 여당 프레임으로 자당 후보를 때리는 야비한 인간성을 노골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젊은 표심을 끌어들이는 이유를 윤석열은 천착(穿鑿, 어떤 원인이나 내용 따위를 따지고 파고들어 알려고 하거나 연구함)해도 부족할 터인데, 자꾸만 그들이 더 멀어져갈 일들만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개 사과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시점으로 볼 때, 그것은 전두환 관련 발언(독재자가 한 일이라도 전문가에게 국정을 맡긴 건 잘했다는) 사과를 거부하고 싶어 하는 속마음을 표현하고, 그 사과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여야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는 게 상식이다.


캠프 직원이 이걸 몰랐다면, 그런 사람을 쓴 윤석열의 안목이 김재익 경제 수석 같은 유능하고도 도덕성 높은 전문가를 발탁한 전두환보다 몇 수 아래라고 봐야 한다. 또 그 사람을 윤석열 아닌 다른 실력자(예컨대 부인 김건희)가 뽑아 썼고, 그런 ‘캠프’ 운영에 다른 캠프 핵심 인사들이 제어를 할 수 없는 구조였다면, 그것 역시 윤석열의 리더십 문제가 된다.


그의 전두환 평가는 논란은 있을 수 있는 말이라 하더라도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수치로만 볼 때 사실인 면도 많다. 실제로 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전두환 시절 살기는 괜찮았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기가 어렵지 않다. 그래서 윤석열의 그 발언은 계산된 것이라는 해석조차 나오기도 한다.


계산된 것이 아니라면 다른 지도자의 예를 드는 게 더 좋았다. 노태우도 있고 김영삼도 있지 않은가? 의도는 이해하나 보기(예)가 좋지 않았다는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의 지적은 적절하다. 정치인은 거짓말을 하면 안 되지만, 일반 국민들의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는, 특히 언론에 의해 거두절미(去頭截尾, 앞뒤의 잔사설을 빼놓고 요점(要點)만을 말함) 보도될 발언은 미리 헤아려서 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그 기술과 요령을 아직 배우지 못한 건 미숙이지 죄악은 아니다.


그러나 자기 집 개 입에 사과를 대주는 건 다르다. 지지자들까지 아연실색케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자다가 봉창 뚫기다. 정권교체가 초미(焦眉, 눈썹에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매우 급함을 이르는 말)의 과제인 시기에 도대체 왜 저런 쓸데없는 소란을 일으킨다는 말인가?


이러자 신이 난 건 같은 당의 라이벌 홍준표, 유승민 만이 아니다. 민주당 최종 후보 이재명이 발에 날개를 단 듯 바로 광주 5.18 묘역으로 내려갔다. 이 국립묘지 입구에는 ‘전두환 기념비’가 보도블록이 돼 누워 있다. 1982년 전남 담양군 방문을 기념해 세워졌던 비석을 호남의 한 단체가 전두환 이름이 새겨진 부분을 떼어 와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깔아놓은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존경하던 분의 비석을 밟지 못할 것이다.”


윤석열의 전두환 평가를 그를 존경하는 것으로 바꿔버린 이재명이다. 그 독재자의 비석을 ‘민주화 투사’ 출신인 자기는 마음껏 짓밟을 수 있다고 윤석열을 포함한 전 국민의 눈을 향해 의기양양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를 본 대구 경북을 비롯한 영남 사람들이 이재명을 어떻게 봤을지는 상상하기에 어렵지 않다.


민주당 경선에서 패한 호남 출신 이낙연도 경선 결과에 불복할 듯 하다 말고 난 뒤 침묵을 이어 가다 윤석열의 게시물에는 용기를 내 한마디 했다. 대장동 특검의 특자도 말하지 않았던 그가 엉뚱하게도 야당 유력 후보 공격에는 나선 것이다. 그는 경선 패배 인정으로 더는 후보 신분이 아니니 현재 무직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의 짓거리가 이 모양들이다. 사과 문 개 사진 올리고 전 대통령 비석 밟고 자격도 없어진 사람이 상대당 후보 비난하고... 한마디로 쯧쯧이다. 이들의 똥볼, 자살골 차기 경쟁은 한국의 지역주의 표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윤석열은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호남 표를 더 잃게 되고, 이재명은 그나마 안동 출신이란 어드밴티지 등으로 번 영남 표를 깎아먹게 되기 쉽다. 사실상 포기 결과가 될 수도 있다.


1987년 대선은 일반인들, 특히 군부독재에 반대한 국민들이 망연자실(茫然自失, 제 정신을 잃고 어리둥절한 모양을 이르는 말)하는 결과가 일어난, 전두환 후계자 노태우의 완승이었다. 양김 분열과 영호남 표가 갈렸기 때문인데, 광주에서 노태우 후보가 유세할 때 돌팔매 세례를 받은 게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있다. 1위 노태우와 2위 김영삼의 표차가 약 9% 포인트, 200만표였다.


이번 대선에서 지역주의가 얼마나 재현될지는 예측이 간단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그동안의 선거들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더 중요한 건 온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대장동 사태 의혹의 불길이 잡힐 수도 있다는 문제다.


애초부터 불신을 받은 검찰 수사는 예상대로 꼬리 자르기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혹시라도 증거가 나올까 겁내는 듯 일부러 중요 압수수색 장소와 대상, 소환 인물들을 극구 피해가면서 시늉으로 일관, 이제 그들의 ‘장난’에 관심과 기대를 보내는 사람은 일부 친정부 언론과 이재명 캠프밖에 남지 않게 됐다.


이런 판에 자꾸만 똥플레이를 하는 윤석열 쪽에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들이 혀를 차고 있는 소리를 그는 깊이 반성하며 들어야만 한다.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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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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