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종예선 11월 소집에서도 이강인 제외
3월 한일전 참패 이후 벤투 감독 이강인 호출 안해
마요르카 이적 후 올라서고 있는 이강인 내년 기대
확실히 살아난 이강인(20·레알 마요르카)은 이번에도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벤투 감독은 1일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6차전을 앞두고 25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A조 2위(승점8)를 달리고 있는 벤투호는 11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홈경기를 치른 뒤 16일 이라크와 원정경기를 가진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루빈카잔), 김민재(페네르바체), 이재성(마인츠) 등 대표팀 주축 멤버들이 대거 포함된 가운데 스트라이커 황의조는 부상 탓에 빠졌다. 황의조 이탈은 대표팀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벤투 감독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6차전을 앞두고 젊은 공격수들을 발탁했다.
황의조가 빠진 자리에 수원삼성 공격수 김건희(K리그 18경기 6골)를 넣었다. 조규성(김천상무)과 최전방 공격수로 이름을 올린 김건희가 A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나타내고 있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올림픽 대표팀에서 눈에 띄었던 엄원상(광주FC)도 대표팀에 발탁됐다.
이번에도 이강인(마요르카)은 부름을 받지 못했다. 부상이 아님에도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유럽파 중 선택받지 못한 것은 이강인 뿐이다. 이강인의 마지막 소집은 지난 3월 한일전이 마지막이다. 이후 2차예선 3경기, 최종예선 4경기에서 이강인은 철저하게 벤투 감독에게 외면당했다.
벤투 감독은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상황에 따라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이 뛸 만한 자리에는 ‘벤투 황태자’로 불리는 황인범(루빈카잔)이 버티고 있고, 이재성(마인츠) 또한 핵심 전력으로 활약 중이다. 황인범과 이재성 모두 “공격 만큼이나 수비가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롱패스와 침투 패스에 능한 이강인은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수비는 이강인의 약점이다. 한일전 당시 몇 차례 볼을 빼앗기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넓은 시야와 탈압박 능력, 왼발 킥 능력을 자랑하는 이강인은 스피드와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내왔다. 황인범-이재성과 비교했을 때, 분명 밀리는 부분이다.
하지만 발렌시아CF 때 얘기다. 애증의 친정이 되어버린 발렌시아를 떠나 레알 마요르카로 이적한 이강인은 꾸준한 출전시간 보장(8경기 출전-6경기 선발) 아래 모든 면에서 나아지고 있다. 경고누적으로 경기 중 퇴장 당한 것은 아쉽지만, 볼을 오래 끌지 않고 수비가담도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편했던 이적 과정을 거치고 새로운 팀에 안착하면서 정신적으로도 더 강인해졌다.
한일전 이후 돌아선 벤투 감독의 마음을 갑자기 돌릴 수는 없다. 소속팀 마요르카에서 지금처럼 자신의 재능을 한껏 발휘하면서 개선할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 묵묵히 뛰면서 성장한 기량을 보여주고 약점까지 보완한다면 벤투 감독이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직 최종예선은 끝나지 않았다. 월드컵 무대를 꿈꾸는 이강인에게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