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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구인난 ‘속앓이’…“저녁장사길 열렸는데 일할 사람이 없어요”


입력 2021.11.03 06:48 수정 2021.11.02 21:0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급성장한 배달시장으로 빠지고, 각종 수당에 구직 포기하는 경우도

코로나 탓에 외국인 근로자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구인정보란을 보고 있다.ⓒ뉴시스

이달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면서 본격적인 저녁 장사에 나선 외식업계가 구인난이라는 새로운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1년여 넘게 직원을 줄이고 운영해온 탓에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급한 대로 가족 등 지인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임시방편에 나서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식당, 카페 등 외식업계는 지난 1일 오전 5시를 기점으로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됐다.


작년 8월 말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적용된 식당, 카페 등 외식업계는 1년 여 만에 제한 없는 저녁 장사에 나서게 됐다.


특히 지난 주말 할로윈 데이 여파로 많은 인파가 이태원, 홍대, 강남 등 주요 상권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손님에 비해 매장에서 일할 직원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는 점주들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 상수동에서 고기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1년 넘게 제대로 저녁장사를 못하면서 홀에 직원 한 명만 두고 장사를 했는데 지난주 금요일부터 손님이 몰려 정신이 없었다”면서 “여력이 안 돼 받지 못한 손님도 여럿 있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다고 하니 확실히 외출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11월부터 제한이 풀린다고 해서 2주전부터 충원 공고를 올렸는데 직원은 물론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나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식당, 카페 등 구인 공고가 쏟아지고 있다.


계속된 구인난에 시급은 1만2000원 이상, 주 5~6일 근무에 280~3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코로나 사태 이전에 비해 급여도 한층 높아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배달음식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라이더로 옮겨간 인력이 많은 데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각종 지원금과 수당의 영향으로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점을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배달라이더는 약 40만명으로 수도권에만 최소 20만명의 라이더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앱 업체 간 단건배달 등 경쟁이 심화되고 라이더 수요가 높아지면서 소득수준도 높아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전업 배달원을 두기 위해서는 월 450만원 이상 줘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당, 카페에서 내세운 300만원 이하 급여에는 구직자들의 관심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대학 등에서도 비대면 수업에서 현장 수업으로 전환하고 방학시즌이 아닌 만큼 구직자 난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각종 지원금과 수당도 구인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시, 경기도 등 지자체에서는 미취업 청년층에 취업장려금 등 현금성 지원금 및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식당 중에서도 횟집은 일이 힘들어 아르바이트생들이 가장 피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이전에 비해 시급을 50% 이상 올려서 공고를 내도 지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굳이 일을 안 해도 정부에서 많게는 월 100만원 가까이 돈을 쥐여 주니 일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동안 구인‧구직 사이트에 공고 올리느라 쓴 돈만 50만원이 넘는다”면서 “코로나 때문인지 중국 동포나 외국인 직원도 구하기가 어렵다. 급한대로 가족에 지인들까지 불러서 일을 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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