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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목요일, 전국의 수험생들이 한 해의 노고를 시험장에서 펼칠 준비를 한다. 수능이 단순한 지식의 축적을 묻는 시험이 아닌, 신체와 정신이 최적의 상태에서 모든 능력을 발휘하는 시험인 만큼 수능 전날과 당일의 준비는 매우 중요하다.
한의학에서 보는 사상체질별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음식과 마음가짐으로 준비한다면 수험생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집중력 있는 상태로 시험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소음인은 체력이 약하고 신경이 예민해 긴장에 취약하다. 시험 전날 밤은 자기 전에 배를 따뜻하게 하고 단전호흡이나 산책으로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락은 소화가 잘 되고 따뜻한 음식이 안전하다.
미역국이나 흰쌀밥, 계란말이, 나물류처럼 익숙한 메뉴를 준비한다. 팥빙수나 메밀국수 같은 찬 음식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찬 음식은 약한 소화기를 더욱 냉각시켜 컨디션을 떨어뜨린다. 소음인은 마음이 불안하거나 긴장할 때 우황청심원의 진정 효과를 잘 느끼는 편이어서 체질상 비교적 잘 맞는 한약으로 알려져 있다.
소양인은 열이 많고 활동적인 기질 때문에 긴장하면 상체가 달아오르고 두통이 생기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반듯이 누워 복식호흡을 하거나 명상으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도움된다. 도시락은 열을 내려주는 음식이 좋다.
오리고기, 돼지고기, 해산물처럼 담백한 음식을 추천한다. 홍삼이나 인삼,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한다. 특히 소양인은 우황청심원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체질 특성상 열이 많아서 과하면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몸이 냉해질 수 있다. 반드시 한의사와 상담 후 적정 용량을 지켜 복용해야 한다.
태음인은 우리나라에서 10명 중 약 4명일 정도로 가장 많은 체질이다. 폐 기능이 약하고 쉽게 피로할 수 있으니 시험 전날에는 충분히 쉬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락은 미역, 도라지, 고단백 음식이나 해조류 위주로 준비하면 좋다.
오미자차나 도라지차를 따뜻하게 마시면 호흡기가 개선된다. 시험 끝까지 집중력을 위해 녹용이 들어간 공진단 같은 약이 도움된다. 과식만 조심하면 일반적으로 컨디션을 잘 유지할 수 있다.
태양인은 카리스마와 추진력은 있지만 체력이 약해서 하체가 허약한 편이다. 시험 중간에 앉아만 있지 말고 자주 움직여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좋다. 도시락은 해산물과 채소 위주로 준비하고, 육류와 기름진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태양인 역시 우황청심원 복용에는 한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수능 당일 도시락은 평소 먹던 메뉴로 준비하고 과식 없이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선택한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은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기름진 음식이나 튀김은 소화에 부담을 주므로 제외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잊지 말자.
각 체질별로 음식과 생활습관을 맞추면 시험 당일 긴장감과 피로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우황청심원은 소음인에게 잘 맞으며, 소양인 등 열이 많은 체질에는 신중하게 복용해야 한다.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는 것이 최고의 컨디션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수능을 치르는 모든 수험생들이 자신의 체질에 맞춘 준비로 평소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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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한별 한의사·구로디지털단지 고은경희한의원 대표원장(lhb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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