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한일경제인회 영상 기조연설…"韓·日,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동 보여야"
"양국 기업인과 경제단체 힘 모은다면 고질적 사회문제 해결할 수 있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일 경제계 차원의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자"고 2일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3회 한일경제인회의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개별 기업간 협력 관계 보다 폭과 깊이를 확대해 양국 경제계 전체 차원의 지속 가능한 관계로 발전시키자"며 이 같이 제안했다.
최 회장은 현재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두 나라 모두 지난 2년간 팬데믹의 유례없는 위협과 길고 지난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가와 사회는 단합되지 못하고 오히려 양극화 현상이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한일 양국 기업들이 이미 많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할 분들도 계실 것"이라면서 "지금의 노력들은 서로의 이해 관계만을 우선시하고 있지 않은 지 반문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고객과 소비자, 나아가 사회 전체의 신뢰 기반이 있어야 기업도 비로소 그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음을 명심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과는 차원이 다른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회장은 현재와 같이 개별 기업간의 협력만으로는 국가적 차원의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면서 '양국 경제계 전체 차원의 협력'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기업인들과 경제 단체들이 힘을 모은다면 기존에는 불가능하다 여겨왔던 고질적 사회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양국 기업인들의 대승적 협력이 없다면 앞으로도 기업들은 그저 기회나 보고 자기 이윤을 추구하는 데 급급한 존재라는 현재의 인식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양국 경제인 협력 방안 중 하나로 '일자리 문제'를 들었다. 그는 "한국은 우수한 역량을 지닌 수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통을 받고 있는 반면 일본은 잘 갖춰진 경제 시스템에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들이 여실히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이 해결방안으로 그는 취업 비자 요건 개선, 한일 합동 구인 플랫폼 운영, 취업 박람회 활성화, 기업간 전문 인력 교류 등을 들었다.
최 회장은 "제가 잠깐만 생각해봐도 이 정도인데 양국 경제계가 힘을 합친다면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고질적 문제들을 더 많이 더 빨리 개선해 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진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양국 경제계가 힘을 합쳐 전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정치·외교적인 관계 복원에도 역으로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열린 제53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최고 경영자들이 서울과 도쿄를 온라인 연결해 ‘한일, 함께 창조하는 미래’를 테마로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 측에서는 김 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단장으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강창일 주일한국대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영상 기조연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장동현 SK 대표이사사장, 조석희 TCC스틸 부회장, 주일한국기업 등 98명이 참가했다.
일본 측에서는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을 단장으로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일본대사, 아소 유타까 부회장, 우에다 카츠히로 부회장, 오카 모토유키 부회장, 고가 노부유키 부회장, 이미즈 하루히로 부회장, 이케다 마사키 부회장, 코지 아키요시 부회장, 무라야마 료 부회장, 이와타 케이이치 자문위원회 부회장, 무라카미 노부히코 자문위원회 부회장, 주한일본기업 등 108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