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인집회서 채권자 82% 찬성 가결...재도약 발판
이달 내 AOC 재발급 신청...내년 1Q 운항 재개 목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으면서 정상화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중견건설업체 성정을 새 주인을 맞은 이스타항공은 회생계획안 인가에 이어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 절차를 밟아 내년 초 운항 재개에 나서 본격적인 재도약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12일 업계와 이스타항공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1호 법정에서 개최된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채권자의 82.04%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관계인 집회는 채권자 등이 법원에 모여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로 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 6월 말 중견건설업체 성정에 인수된 이스타항공은 지난 9월17일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는데 57일만에 인가를 받게 됐다.
성정은 이날 관계인 집회에 앞서 인수 자금 납입 마감 시일이던 지난 5일 잔금 약 630억원을 납입했고 이에 하루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총 채권액 규모를 3500억원으로 산정한 수정 회생계획안을 보고했다.
수정안에서 채권 규모가 기존 4200억원에서 약 700억원 줄어들면서 이날 채권자 동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협상 과정에서 리스사들이 요구했던 일부 채권 금액을 줄이는데 성공한 것으로 채권 변제율도 기존 3.68%에서 4.5%로 상승했다.
소폭이기는 하지만 개별 채권자들이 받게될 금액이 늘어나면서 찬성 의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또 이스타항공은 청산 가치가 없어 채권단이 파산보다 회생을 택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회생계획안 인가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성정은 경영권을 온전하게 확보하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법원으로부터 인가받은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채권 변제 절차를 밟고 밀린 전·현직 직원들의 급여와 해고된 노동자들의 급여와 퇴직금도 지급한다.
성정이 인수자금으로 투입한 700억100만원 중 530억원은 밀린 급여와 해고 직원들의 퇴직금으로, 나머지는 회생채권 변제(153억원)와 관리인보수(12억원) 등에 각각 사용될 예정이다.
이어 AOC 재발급 절차에 착수해 정상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AOC는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 반드시 발급받아야하는 항공사들의 ‘안전 면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뒤 1년 8개월간 운항을 하지 않아 현재 AOC 효력을 상실한 상태다.
다만 주무부처 국토교통부에 AOC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항공운송사업면허증’의 대표자 명의 변경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항공운송사업면허증은 AOC 신청시 국토부에 제출해야 하는 18가지 서류 중 하나인데 현재 이스타항공의 면허증상 대표자는 최종구 전 대표이사로 돼 있는 상태여서 먼저 변경이 이뤄져야 AOC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은 면허증상 대표자 명의를 변경한 뒤 이달 내로 AOC 발급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AOC 신청에서 발급까지는 약 4~5개월이 소요되지만 이스타항공처럼 재발급의 경우에는 이보다 적은 3개월(90일) 정도에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이르면 내년 2월 중, 늦어도 1분기 중에는 AOC 재취득이 이뤄지며 운항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AOC 재취득 절차와 함께 운항 재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가를 재취득하면 국내선부터 상업운항을 재개한다는 목표로 현재 보유 중인 737-800 여객기 2대 외에 추가로 1대를 리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1월에 국내에 도입되는데 AOC를 재취득하는대로 총 3대로 국내선 운항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OC 재취득으로 운항이 재개되면 이스타항공은 약 2년만에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를 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최근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으로 항공 수요가 점진적이나마 회복될 것으로 보여 재도약을 위한 외부 환경도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