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탄원서 당사자 반환 논란…민주당 윤리시스템의 공백 [정국 기상대]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1.07 04:00  수정 2026.01.07 04:00

이수진 전 의원 "윤리감찰단 조사 없이

김병기에 공천헌금 탄원서 전달" 주장

최기상 등 당시 윤리감찰단장 묵묵부답

암행어사단장에 '선거법 위반' 이상식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리감찰단이 김병기 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공천 헌금 의혹 관련 탄원서를 별도 조사 없이 당사자에게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의 자체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기 의원 관련 탄원서는 2023년 말 작성돼 2024년 초 당 내부에 전달됐지만, 윤리감찰단 차원의 공식적인 조사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 문제를 처음 제기한 이수진 전 동작을 민주당 의원은 "윤리감찰단이 탄원서를 접수하고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의원에 따르면, 2023년 12월 18일 김현지 당시 이재명 의원실 보좌관(현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은 통화에서 "김 의원 관련 탄원서가 윤리감찰단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 두 달 뒤인 2024년 2월 20일 윤리감찰단에 직접 문의한 결과, 감찰단 측은 해당 탄원서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해당 탄원서가 윤리감찰단의 조사 없이 김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던 공천관리위원회 검증위원회로 되돌아갔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당의 윤리 검증 절차가 작동하지 않은 채 문제 제기 문서가 사실상 당사자에게 회수된 셈이 된다.


탄원서가 전달됐던 당시 윤리감찰단장은 최기상 민주당 의원이었으며, 이후 김석담 변호사가 단장을 이어받았다. 다만 최 의원과 김 변호사 모두 탄원서 조사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탄원서가 당 사무국을 거쳐 윤리감찰단에 전달된 사실까지는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윤리감찰단이 해당 탄원서를 김 의원에게 다시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시 이재명 대표 보좌관이었던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탄원서를 당 사무국에 전달했고, 당 사무국이 윤리감찰단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리감찰단이 별도의 조사 없이 문제 제기 문서를 종결했다면, 당의 윤리 통제 시스템 전반에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의 성 비위 의혹과 관련해서도 윤리감찰단의 진상조사 결과 발표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해당 조사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지시로 지난해 11월 말 시작됐지만, 한 달이 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윤리감찰단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구인 만큼 조사 진행 상황을 공유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전날 공천 비리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클린선거 암행어사단'을 발족했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어떠한 부정과 의혹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당 대표부터 철저히 공천 과정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암행어사단은 시·도당별로 비공개 요원을 선발해 지방선거 공천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윤리감찰단의 독립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산하에 설치된 암행어사단 역시 같은 한계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암행어사단장으로 이상식 의원이 임명된 점도 논란의 한 축이다. 이 의원은 재산 축소 신고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벌금 90만원이 확정됐다.


다만 정 대표는 김병기 의원 의혹을 두고 당의 시스템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데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이날 유튜버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시스템 에러라기보다는 휴면 에러에 가깝다"며 "이런 일은 예상해서 대응할 수는 없고, 발붙이지 못하도록 발본색원, 원천 봉쇄하는 일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나 역시 민주당 공천의 억울한 피해자인 적도 있었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진화해 온 민주당의 진심과 시스템을 의심하진 않았다"며 "소를 잃을 순 있지만, 외양간은 더 튼튼히 고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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