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작은 OCN '우월한 하루'
배우 이원근이 군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선택한 '원 더 우먼'을 성공적으로 복귀를 마쳤다. 1회 시청률 8.2%(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17.8%로 마무리했고, 시청자들도 '원 더 우먼'을 향한 호평과 지지를 보냈다.
이원근은 '원 더 우먼'의 안유준 역을 맡아 조연주(이하늬 분)를 7년 동안 짝사랑한 순애보를 연기했다. 동생처럼 여기는 조연주에게 한 발자국 내밀 때마다 거절당하지만, 그래도 꿋꿋이 곁을 지키며 조력자가 되는 인물이다.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는 기분에 카메라 앞에 긴장하면서 선 이원근. 시작은 걱정도 있었지만 이하늬, 이상윤, 김창완 등 선배 배우들과 최영훈 PD 덕분에 한층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털어놨다. 이원근은 '원 더 우먼'이 인기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했을까.
"우울하고 힘든 시기였잖아요. 우리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유쾌함이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해 줬던 게 아닐까요. 속 시원한 대사들도 많고요. 그 점이 크게 한몫한 것 같아요. 시청자 입장에서도 조금은 행복하고 기쁜 감정을 느끼지 않았나 싶어요.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원 더 우먼'에 대한 관심은 이원근에게도 이어졌다. 이원근이 한층 성장한 연기력으로 완성된 유준의 짝사랑을 응원하는 시청자도 적지 않았다. 아직 대중으로부터 받은 관심의 체감은 느끼지 못했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실감하고 있었다.
"작품 끝나고 이렇게 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해본 것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 요청이 많이 왔다고 들었을 때 진짜 감사하단 생각 밖에 안 들었어요."
유준과 연주의 멜로 서사는 처음부터 설정된 것이 아닌, 촬영 중간에 추가된 감정이다. 이원근은 유준과 연주의 관계를 고민해 개연성 있게 담아내고 싶었다. 7년의 짝사랑의 감정을 온몸으로 받아내려 한 이원근은 리허설을 하다가 감정이 깊어져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중간에 추가된 감정이라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고민을 했어요. 유준이가 오랜 기간 짝사랑을 했으니, 사랑받고 싶다란 감정을 잘 담아내고 싶었죠. 고백하는 장면이나 마지막 이별을 말할 때 눈물이 고이기도 했어요. 대본에는 감정의 깊이가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리허설을 하다 보니 주변의 공기나 흐름, 분위기로 인해 감정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의견을 말씀드렸고 허락해 주셨어요. 감독님이 연기를 보고 이렇게 감정을 가져가니 유준의 긴 짝사랑에 대한 서사도 설명이 되고 감정도 다채로워졌다고 해주셨죠."
이원근은 2018년 KBS2 '저글러스'를 촬영을 마지막으로 군에 입대했다. 전역하고 나니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특히 이원근은 52시간 근로기준법으로 도입으로 변화를 맞은 환경에 대해 놀라웠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근로기준법이 없었어요. 군대에 가기 전에는 하루에 주어진 신들을 마치기 전까지 끝나지 않았죠. 이제는 근로시간이 일정 시간으로 정해져 배우, 스태프들이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군 복무 기간은 성장을 위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방향을 모색했다. 데뷔 때부터 자기 자신에 만족하는 순간 발전은 없다고 생각해왔다.
"귀중한 시간이었어요. 다시 가라고 하면 힘들겠지만요.(웃음) 어린 친구들과 군 복무를 했는데 그 친구들에게도 배울 것이 많더라고요. 긴 시간 동안 단순히 전역을 위해 시간을 낭비한 것이 아닌, 이 안에서 배우, 사람으로서 배울 점은 무엇인지 꾸준히 찾아봤어요. 이런 점들이 좋은 매개체가 돼 성장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원 더 우먼'은 높은 시청률로 금토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모든 드라마가 좋은 시청률을 거둘 수 없기에 의미 있는 결과지만, 시청률에 성패가 갈리는 환경은 배우로서 마음이 아프다.
"모두의 노고를 시청률로 매기는 건 항상 마음이 아파요. 과장해서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코로나19 속에서 모두가 방역 수칙을 지켜가며 촬영에 임했고 배우로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기에 시청률을 떠나 즐거웠어요."
'원 더 우먼' 마지막 회에서 연주는 유준에게 "내게 선물 같은 존재"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원근에게 선물 같은 존재가 있느냐 물었다.
"제겐 가족이 선물 같은 존재입니다. 예전에는 우리 가족을 위해 얼마나 희생하셨는지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알게 됐어요.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자랄 수 있었던 게 제 인생의 선물인 것 같아요. 그리고 강아지도요. 두 마리를 키우는데 이제 노견이 됐어요. 강아지들은 제게 정말 좋은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큰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데뷔해, '일말의 순정' '비밀의 문' '하이드 지킬, 나' '굿 와이프' '추리의 여왕' '저글러스', 영화 '그물' '여교사' '명당' 등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만났다. 올해 데뷔 10년 차를 맞은 이원근은 이제 막 '원 더 우먼'으로 대표작을 만났다며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감사함의 연속이네요. 회사와 계약을 할 수 있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하나도 빠짐없이요.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좋은 작품을 하며 좋은 사람들과 알게 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감사해요. 데뷔할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만족하지 않아야 한단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자신에게 만족하는 순간 발전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괴롭고 외로울 수 있지만 채찍질을 해야 더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원근은 차기작으로 OCN '우월한 하루'를 결정했다. '우월한 하루'에서는 자신이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연쇄살인마 권시우를 연기하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앞으로도 이원근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부지런히 배워나갈 예정입니다. 제가 도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