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선수 장현수와 아시안게임·올림픽서 한솥밥 인연
12년 만에 우승 도전 앞두고 농담 던지며 여유
12년만의 AFC챔피언스리그(ACL) 우승에 도전하는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이 결승전을 앞두고 여유 있는 농담으로 긴장을 풀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포항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과 신진호, 임상협 선수가 참가하는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지난달 20일 승부차기 끝에 울산을 제압하고 12년 만에 결승전에 오른 포항은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포항 지휘봉을 잡은 지 세 시즌 만에 팀을 ACL 결승으로 이끈 김기동 감독은 “5년 간 포항이 ACL에 참가하지 못했었는데 그 동안 팬들이 염원이 컸다.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과 노력해서 결승까지 올라오게 됐다”며 “유종의 미를 잘 거두겠다.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결승전 상대인 알힐랄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최다 우승(17회)팀이다. ACL에서는 3회 우승으로 포항과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이번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팀이 ACL 최다 우승 팀으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알힐랄에는 전 축구국가대표 출신 장현수가 활약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장현수는 김기동 감독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6 리우올림픽에서 코치와 선수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따로 연락을 주고 받았냐는 질문에 김기동 감독은 “(장)현수하고는 한 번씩 통화한다. 현수가 한국 들어오면 안부 전화도 한다”며 “우리가 결승에 올라온 지 알고 있을텐데 연락이 없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 감독은 “현수도 이기고 싶겠구나란 생각이 들어 특별하게 전화나 문자를 안했다. 사우디 가면 찾아오지 않겠나, 서로가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의 2009년 우승 멤버로 남아 있는 김기동 감독은 이번 대회서 정상에 서면 선수와 지도자로 ACL 우승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신태용 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점에 대해 김기동 감독은 “이번 결승전이 나와 선수들, 팀에 큰 의미가 있는 한판이 될 것이다”며 “신태용 감독을 뛰어넘기보다는 내 자신을 위해서도 이 경기를 이겨서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사실 포항의 ACL 결승 진출은 선수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대표 선수로 기자회견에 나선 신진호는 “우리가 결승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시즌 시작 전에는 생각도 못했다”며 “4강을 거쳐 결승까지 가게 되니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 물불 가리지 않고 트로피를 들어 올려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준비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상협은 “쉽지 않은 시즌이었는데 결승까지 올라가게 돼 기쁘다. 매 경기 팬들에 감동을 준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이번에도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포항과 알힐랄의 ACL 결승전은 현지시간 기준 23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개최된다. 포항은 17일 오후 늦게 결전지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