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극단적 '기회이성' 소유자
일관성의 부재로 신뢰 받기 힘들어
득표 도움되면 거짓말…이재명다움
언제든 문재인 제물로 넘길 수 있어 친문이 돕지 않는 것"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두고 "자기에게 필요하다면 언제든 문재인 대통령을 제물로 넘길 수 있다"며 "그래서 친문들이 이재명 후보를 돕지 않는 것"이라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명학 연재 제1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을 공부하자"며 언급된 '재명학(學)'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재명은 기회이성의 화신"이라며 "흔히 이성을 '원칙이성'과 '기회이성'으로 나누는데 원칙이성은 개별 사안을 보편·객관적 기준에 따라 일관성 있게 판단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가리키는 반면 기회이성은 일관성 없이 그 때 그 때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보통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 두가지가 각자 다양한 비율과 방식으로 섞여 있는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마인드는 '원칙이성'에 가깝다. 법을 적용하는 데 이 편 저 편을 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저 쪽에 날카로운 칼을 댔다면 이 쪽에도 똑같이 날카로운 칼을 들이대야 한다는 것으로, 아마 그것이 그를 대선 후보로 만들어 줬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극단적으로 발달한 '기회이성'의 소유자로, 이것의 장점은 어떤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그는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자신의 입장을 180도로 뒤엎을 준비가 되어 있다. 어제 한 말을 오늘 바로 반복하기도 하고, 그게 실제로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기회이성이 극도로 발달한 이들의 문제는 일관성의 부재로 신뢰를 받기 힘들다는 것"이라 덧붙였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기본소득을 대표공약으로 내세우더니 경선 과정에서 집중적인 비판을 받자 '1호 공약이 아니'라고 했으며 기본소득의 재원인 국토보유세 얘기를 꺼냈다가 역시 비판을 받자 '국민들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꿨다"라며 "그러다가 왜 대표공약을 포기했냐고 비판하면, 또 말을 바꾸어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일관성이 하나도 없는 것"이라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일관된 원칙 없이 그 때 그 때 필요한 것은 다 갖다 쓰니, 도대체 정치적 정체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라며 "민주당 후보가 분배가 아니라 '성장'을 전면에 내세운다. 부동산정책에선 수요억제가 아니라 공급확대를 말하고, 탈원전을 추진해온 정권의 후보가 탈-탈원전을 말하며 페미니즘을 표방해 온 정당의 후보가 '페미니즘의 광기를 멈추라'는 글을 공유하는 것"이라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가 여의치 않자 바로 접어버리고 윤석열 후보의 소상공인 배상 50조 공약을 '포퓰리즘'이라 비난하더니 바로 입장을 바꿔 지금은 선거 전에 빨리 해치우자고 재촉한다"며 "누가 보면 자기가 먼저 주장한 줄 알겠다. 이런 식으로 수세국면을 외려 공세로 전환시키는데, 이런 쪽으로는 머리가 비상히 발달한 사람"이라 평가했다.
또 "대장동 비리가 터졌는데 외려 '상을 받을 일'이라고 전세의 역전을 노리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니 그제서야 사과를 하고, 조국을 편들다가 조국 사태를 사과하더니 조국의 길을 링크한다"며 "일관된 원칙도 기준도 없이 그 때 그 때 상황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행동하는 것"이라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 후보가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다가 비판이 나오니 '존경하는 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안다'고 하는 것도 그의 남다름을 보여준다"며 "국가조찬기도회에 나가서는 '저도 분당우리교회에서 열심히 주님을 모시고 있습니다'라고 버젓이 거짓말을 했는데 교회 측에서는 10년 동안 예배에 참석한 적이 없어 제적이 된 상태라고 밝힌다. 일단 뱉어놓고 보는 '이재명다움'"이라 질타했다.
이에 더해 "이 모든 비일관성 속에 한 가지 일관된 원칙이 있다면 바로 이해관계로, 득표에 도움이 된다면 했던 말도 뒤집고 마음에 없는 사과도 하고 가짜 눈물도 흘리고 빤한 거짓말도 할 수 있는 게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전문용어로 잔머리라고 한다.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해만 될 것"이라 발언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문 대통령을 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윤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화해와 용서의 정신을 강조했고, 보수 쪽에선 실망하겠지만 그는 그 말을 지킬 것"이라며 "반면 이재명은 다르다. 그는 자기에게 필요하다면 언제든 문재인을 제물로 넘길 수 있는 인물"이라 말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이재명은 합니다. 그걸 친문들도 알기에 안 돕는 것"이라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컴백을 환영한다. 유시민도 이재명과 같은 '과'"라 거듭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