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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안정 속 ‘세대교체’ 꾀했다...조용병 3연임 구도 ‘공고’


입력 2021.12.16 19:13 수정 2021.12.16 19:18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자경위 열고 계열사 10명 중 6명 CEO 교체

이영창 신한금투 사장 유임...첫 여성 CEO 선임

왼쪽부터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조경선 신한DS 대표이사, 조재민 신한자산운용(전통자산부문0 대표이사 ⓒ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이 자회사 사장단 10명 중 6명을 교체하고, 4명을 연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금융은 주요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은 바꾸지 않으면서도 경쟁사 전문가를 영입하고, 첫 여성 CEO를 배출했다. ‘안정 속 세대교체’를 통해 차세대 리더 발탁에 방점을 찍은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1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그룹 계열사 CEO와 사업부문장 후보에 대한 추천을 실시했다. 자경위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4명(곽수근,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등 5인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선임된 대표이사들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이고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우선 지난해 3월부터 신한금융투자를 이끌었던 이영창 사장은 연임됐다. 이영창 사장은 각종 사모펀드 사태를 해결하는 동시에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체질개선 성과를 인정받았다.


내년 신한대체투자와 통합 후 종합자산운용사로 거듭날 예정인 신한자산운용은 각자 대표 체제를 갖췄다. 특히 전통자산 부문은 경쟁사인 KB자산운용에 몸담았던 조재민 전 사장을 선임했다. 신한금융은 “조 사장은 KB자산운용을 ‘가치투자의 명가’로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된다”며 “그는 운용업계 내에서 단일대표와 각자대표제를 모두 경험한 베테랑 CEO라는 면에서 통합 이후 대체자산 부문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 성과를 내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추천 및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대체자산 부문은 기존 김희송 사장을 연임시켰다.


특히 신한금융은 그룹 처음으로 첫 여성 CEO를 선임했다. 그룹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신한 DS 대표 이사 자리에 디지털 개인부문장을 역임한 조경선 부행장을 추천했다. 조 부행장은 공채 1기 출신으로 신한금융이 금융권 최초로 마련한 여성리더 육성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 1기 과정을 수료한 인물이다. 조 부행장은 은행 디지털 개인부문장을 역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대고객 마케팅 및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디지털 금융 전환에 대한 조용병 회장의 열망과 그룹 쇄신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외 부동산리츠 전문회사 신한리츠운용은 김지욱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이 선임됐다. 아시아신탁, 신한AI는 배일규 사장, 배진수 사장이 연임 추천됐다.


계열사 CEO 선임 표 ⓒ 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은 지주회사 핵심 경영진도 교체했다. 그룹의 핵심인 CSSO(전략·지속가능), CFO(재무), CDO(디지털) 파트를 차세대 인재로 배치했다. 각각 고석헌 경영관리팀 본부장과 이태경 신한베트남 법인장이 CSSO와 CFO를 이끈다. 그룹 디지털, ICT 전략을 총괄하는 그룹 CDO는 외부 전문가를 연말께 발탁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추진을 가속화하고 금융비금융 플랫폼의 본격 경쟁력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신한금융 인사를 통해 조용병 회장의 3연임을 향한 체제 구축의 밑그림이 완성됐다는 평이다. 조용병 회장은 ‘채용비리’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3연임에 대한 청신호가 켜졌다. 3연임의 밑거름이 될 내년은 리딩뱅크 탈환을 해야 하는 승부수를 띄울 때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등 핵심 자회사 CEO의 임기는 2년을 보장했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 선출 시기와 주요 자회사 CEO 임기 만료 시점이 같아지며, 내후년 이들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중 진옥동 행장과 임영진 사장은 안정적인 사업 경영과 리더쉽으로 조 회장 뒤를 이을 유력 후보군으로도 언급되고 있다.


사업 성과를 입증해낸 CEO들에게는 안정적인 사업 경영을 이어가게 함과 동시에 차기 경영지배구조 후보군도 확보한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피를 수혈한 비은행 계열사들은 내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며 체질 개선 가속화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내년은 금리인상, 미국 테이퍼링 등 금융시장 이슈와 함께, 코로나 대응 및 국내외 정치적 이슈까지 맞물린 복합적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 선임된 CEO와 경영진들이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돌파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도약의 기반을 구축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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