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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넷플릭스 '망 무임승차' 소송 내년 3월 1차 변론 …쟁점은


입력 2021.12.23 16:52 수정 2021.12.23 16:55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내년 3월 16일 1차 변론기일 열려

넷플릭스, 항소심서 OCA·상호무정산 논리 내세울듯

SKB 제기한 부당이득반환청구 인정 여부도 쟁점

넷플릭스 로고.ⓒ넷플릭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이용대가' 지급을 두고 벌이고 있는 소송 2라운드가 내년 3월 본격 시작된다. 넷플릭스가 지난 6월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심에서는 망 이용대가 지급 거부 논리를 수정할 것으로 예상돼 다시 한 번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고등법원 제19-1민사부는 23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항소심 첫 변론 준비 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는 3월16일 양 사의 항소심 1차 변론기일을 열기로 정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 지급을 두고 다투고 있다. 앞서 2019년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협상을 거부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에 협상 중재를 요청하는 재정 신청을 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이를 거부하고 지난해 4월 ‘망 이용대가를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 사의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지난 6월 열린 1심에선 재판부는 “원고(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피고(SK브로드밴드)로부터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받는 것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 사실상 넷플릭스가 패소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에 반발해 항소했고, SK브로드밴드도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한 상태다.


지난 1심에서 넷플릭스는 '접속은 유료, 전송은 무료'라는 인터넷 기본 원칙과 망 중립성에 따라 망 이용대가를 지급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반면 항소심에서는 전략을 수정했다. 넷플릭스가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따르면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기술인 오픈커넥트(OCA) 기술, 빌 앤 킵(Bill and Keep, 상호 무정산) 등에 따라 망 이용대를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넷플릭스는 OCA를 통해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의 트래픽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망 사용료 지급을 대체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다만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가 항소이유서에서 OCA를 강조하고 있는데 (SKB가) 국내 망 이용대가를 내야하고, 통신 국사 안에 갖다 놓는 것이기 때문에 합의를 해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항소심에서 '빌 앤 킵' 원칙을 내세워 망 이용대가를 낼 수 없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브로드밴드는 이는 ISP 간의 트래픽 교환 비율이 동등할 경우에 해당되는 무정산 개념이기 때문에 넷플릭스의 주장이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항소심에서 SK브로드밴드가 반소를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인정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이용자들에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이익을 얻고 있음에도 아무런 대가를 지급하지 않음에 따라 망 이용대가에 상응하는 손실을 입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법률대리인인 강신섭 세종 법무법인 변호사는 이날 변론준비기일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는 (항소이유서에서) 기존에 논리를 보강했을 뿐 새로운 논리는 없었다"며 "우리가 1심에서 열심히 궁리했는데 새로운 논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소심 결론은 국회에서 추진 중인 망 이용대가 의무화 입법 속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영식 의원(국민의힘), 김상희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 양정숙 의원(무소속) 등 다수 의원들이 해외 콘텐츠 제공업자(CP)의 망 이용료 계약 규정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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