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가장 즐겨먹는 생선회’로 등극
대량생산으로 생선회 대중화 이끌어
수요 다변화·안정적 수급방안 모색
최근 우리 국민들의 수산식품 소비 트렌드 분석 결과, 가장 즐겨먹는 생선회 선호도 조사에서 광어가 단연 1등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연어, 조피볼락(우럭), 돔류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들의 광어 사랑은 수산양식과 그 괘를 같이한다. 과거 물론 자연산 회를 최고의 횟감으로 여기며 낚시로 잡아야 제맛이라고 고집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광어의 회 맛은 믿고 먹는 국민 횟감으로 등극하기까지는 그간의 양식산업 발전이 한몫했다.
광어, 1등 먹거리 되기까지…대량양식기술 성공, 제주·완도 생산인프라 조성
1등 횟감 광어는 원래 ‘넙치’라는 이름이 있었지만 ‘넓은 물고기’라는 의미로 광어(廣魚)라는 별칭을 얻어 더 많이 불리면서 넙치보다는 광어로 더 알려졌다.
1980년대 중반 시작된 광어 양식은 대량 양식 기술과 인프라 육성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양식 수산물이며, 이는 국내 생선회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제철인 겨울철만이 아닌 사시사철 언제나 즐길 수 있는, 맛과 영양이 풍부한 횟감으로 자리매김했다.
1990년대 초반 1만t 미만이 생산됐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돼 2000년대 후반에는 연간 5만t이 넘는 생산량을 기록한 이후 생산량은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4만t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광어 양식은 54%가량이 지정학·기후·산업적의 영향으로 제주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으며 전남이 41%로 총 생산량의 90% 이상을 제주와 전남 완도에서 주로 양식되며, 나머지는 경남과 경북에서 소량 길러내고 있다.
최근 3년간 생산량은 3만5000t~3만6000t이었으며, Kg당 가격은 제주 산지가로 약 8000원~1만6000원에 거래됐다.
특히 2019년 한차례 가격 폭락으로 홍역을 겪더니 2021년에는 가격급등으로 양식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으며, 이에 따른 가격의 급등락으로 소비자들에게도 혼란을 줬다.
코로나19 이후 광어의 2020년 생산량은 전년 보다 3.1% 많은 3만6904t으로 상반기 출하가능 물량이 많았는데, 2~3월에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영향으로 소비가 부진해졌지만 10월 이후 소비물량이 늘면서 생산량도 소폭 증가했었다.
코로나19 발생 당시 외식 감소로 인해 수산물 소비가 줄자 드라이브스루 등의 방식으로 판매되는 등 집에서의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집밥이 대세로 자리잡았고, 수산물 소비 또한 배달이나 간편식, 가공식들로 소비패턴이 점차 변화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1등 횟감을 자랑하는 광어가 최근 들어 물량한정으로 인한 수급문제에 차질을 부르면서 ‘횟집서 사라진 광어·우럭’이라는 이슈로 연일 회자되고 있다. 이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판매자가 구매자 모두를 당황케했다.
2020년 소비가 늘면서 산지의 적체물량이 점진적으로 해소됐고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 가격 상승이 시작됐지만 양식업계는 2019년 가격폭락을 한차례 겪으면서 큰 피해를 봤기 때문에 생산을 위한 입식을 늘리지 않은 것이 현재까지 물량 부족으로 인한 가격상승이라는 여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양식에는 최소 1~2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2019년 하반기 광어 가격폭락은 2018년 판매부진으로 인해 물량이 적체돼 수조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입식량이 조절됐고, 수급조절에 실패한 탓에 400~600g의 광어 200t가량의 수매 폐기가 진행되는 상황이 됐었다.
이 같은 배경이 된 2018년 판매부진은 일명 ‘수은 넙치’로 식품안전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여름철 폭염까지 겹치며 생산물량이 적체되는 현상 때문이었다.
결국 일련의 사례를 볼 때, 수산물 안전성과 수급조절은 판매와 가격에 영향을 주며 양식산업계의 안정성까지 연계되고 있다. 때문에 유통구조 투명성이라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옷 갈아입는 광어…新 소비패턴에 광어필렛·배달·밀키트로 진화 모색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하지만 수산물 소비패턴이 점차 변화되면서 광어도 필렛(fillet, 뼈없는 생선살코기), 배달 소비, 밀키트, HMR 등 새로운 형태의 수요에 따른 소비방식을 따라가고 있다.
수산물 소비형태의 한 사례를 보면, 40대 직장인 A과장은 주로 저녁 모임에서 회를 즐겨 먹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부에서의 저녁식사를 거의 하지 않으면서 회를 접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됐다.
A과장은 회가 무척 먹고싶은 날이 있었지만 상차림이 번거롭고 혼자먹기는 양이 너무 많다며 집에서 먹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위생적으로 포장된 1인용 신선회가 온라인으로 배송까지 되는 것을 알게 돼 맛을 본 이후에는 다양한 종류의 신선회를 온라인으로 구입하게 됐다. 소량 포장된 신선회가 의외로 간단히 소주 한잔 곁들여 집에서 먹기에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처럼 수산물 신선도 유지, 맞춤포장 등이 개발되면서 수산물 소비변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대형마트에 이어 온라인 마켓이나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서의 구매도 점차 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도 新소비형태에 맞게 광어소비 수요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토록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적정 생산물량조절을 통해 폐사를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량을 유지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광어소비 수요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전통양식 산업에서 필렛‧간편식 수요를 타깃으로 한 산업으로 재편하는 데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주기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파악, 레시피‧밀키트 개발 등 정책에 즉각 반영해 국산 양식수산물의 수출과 내수시장 확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생산단체의 합리적 수급조절을 지원하기 위해 주요 양식수산물의 가격조사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그간의 축적된 가격변동 빅데이터를 분석해 양식어가들이 적정한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광어연합회, 제주어류양식수협 등 광어관련 단체도 수급조절기금을 공동모금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로 정부의 정책방향에 동참하고 있다.
제주어류양식수협 오동훈 이사는 ”단순생산량 확대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수급조절을 통한 안정적인 경영과 다양한 완전상품 개발 등 소비자가 더욱 편하게 광어를 소비할 수 있도록 산업혁신이 절실하다“면서 정부의 정책방향에 공감과 함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생산방식의 스마트화, 차세대 순환여과 기술 등의 다양한 산업혁신을 위한 방안도 민관이 함께 마련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양식어류를 대표하는 광어산업은 양식수의 해양 배출로 인한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과도한 밀식으로 인한 폐사량을 줄이는데 양식어업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소비트렌드 조사를 통해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