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나 가출한 의사 남편, 불륜녀와 살면서 친딸을 안 만납니다"

불륜을 저지르고선 다짜고짜 이혼을 요구한 남편이 이혼소송 기간 동안 딸 아이를 한 번도 만나지 않아 딸의 정서가 걱정된다는 한 여성이 조언을 구하고 나섰다.

ⓒ게티이미지뱅크

21일 YTN 라디오 '양소영의 법률 상담소'에 사연을 보낸 여성 A씨는 "아빠와 애착이 강했던 딸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상실감과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남편이 딸을 만나주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A씨는 "결혼 7년 만에 낳은 딸이라 남편은 부성애가 컸고, 딸도 아빠를 무척 잘 따랐다"면서 "개업 의사였던 남편은 평일 하루를 온전히 딸을 위한 시간으로 보내고 싶다며 의사를 고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남편은 채용한 의사와 바람이 났고, 아이까지 낳았다는 것. 게다가 남편은 다짜고짜 이혼을 요구하며 가출까지 했고, 5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이혼 소송으르 진행하면서 딸을 만나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남편의 이혼 청구는 기각됐고, 현재 남편은 상간녀와 혼외자와 살고 있다"면서 "딸아이가 아빠를 만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해당 사연에 양소영 변호사는 "이혼 청구가 기각되었으니까 아빠가 혼외자와 살고 있고, 더군다나 자신을 만나러 오지 않는다면 딸이 얼마나 상실감이 클까 걱정이 된다"며 "자녀를 만나러 오지 않는 이유가 이혼소송과 관계가 있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최지현 변호사는 면접교섭권을 언급했다. 면접교섭권이란 부부가 이혼한 뒤 자식을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자식을 만나거나 연락을 할 수 있는 권리다.

최 변호사는 "부정행위를 해서 혼외자까지 낳은 남편의 이혼소송이 유책주의에 따라서 기각당했으니 남편은 추후에 우리 법원이 파탄주의로 입장을 변화할 것을 대비해서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파탄주의는 혼인관계가 사실상 회복될 수 없을 만큼 파탄났다면 어느 배우자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고 이혼을 허용하는 제도다. 즉, 남편이 만약 자녀를 꾸준히 면접교섭하게 되면 일정을 조절하거나 장소를 정하는 등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과정에서 양육자와 연락을 주고받게 되고, 이러한 모습들이 혼인 파탄의 이유로 비춰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양 변호사는 "자녀 입장에서 부모가 자신을 만나려 하지 않는다는 게 정서적으로 상처일 거 같다"며 자녀가 비양육자에게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최 변호사는 청구 할 수 있다면서 "민법 제 837조 제 1항은 비양육부모와 자녀가 상호면접교섭권을 가진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원래 위 조항은 비양육자 중 일방만 면접교섭권을 가진다고 해서 면접교섭권을 부모의 권리로만 인정하였다가 면접교섭권은 자녀의 권리이기도 하다는 취지에서 2007년에 비양육부모와 자녀 상호간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개정이 되었다고.

이어 "재판상으로 면접교섭권 방법을 정했을 경우 비양육자가 면접교섭을 위반해서 면접교섭을 하러오지 않을 경우 상대방에 대해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면서 "불이행 했을 경우 최대 천만 원의 과태료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