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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 한국 좀비물로 우뚝 섰다


입력 2022.02.05 08:15 수정 2022.02.05 08:17        데스크 (desk@dailian.co.kr)

'지금 우리 학교는' 캐릭터 포스터 ⓒ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가 또 넷플릭스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바로 설 직전에 공개된 ‘지금 우리 학교는’이다. 1월 29일에 넷플릭스 세계 1위에 오른 이래 2월 4일 기준으로 6일째 정상을 지켰다. 나라별로 보면 한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이탈리아, 인도, 호주, 러시아, 멕시코, 홍콩, 인도네시아, 덴마크, 이집트, 벨기에, 브라질, 파키스탄, 싱가포르, 필리핀, 스웨덴, 대만, 태국, 터키, 베트남 등 59개 국가에서 1위이고 미국에선 2위까지 올랐다가 3위로 내려앉았다.


이 작품은 '오징어 게임', '지옥'에 이어 넷플릭스 전 세계 톱 10 TV 프로그램 1위에 오른 세 번째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켰고 ‘지옥’은 작품성 면에서 큰 찬사를 받았다. ‘지금 우리 학교는’도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되기 전부터 기대작이었다. 주동근 작가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고,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완벽한 타인’의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추노’와 영화 ‘7급 공무원’,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을 쓴 천성일 작가가 극본을 맡아서 기대를 모았다.


해외에선 ‘부산행’, ‘킹덤’의 인기로 인해 K좀비에 대한 신뢰가 생겼기 때문에 ‘지금 우리 학교는’이 새로운 K좀비물로 등장한다고 하자 관심을 모았을 것이다. 그리고 공개된 작품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번엔 학교로 간 좀비다.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달리는 기차 안에서 좀비 액션이 펼쳐졌던 ‘부산행’과 조선시대 사극을 좀비액션과 결합한 ‘킹덤’이 신선했던 것처럼 하이틴 학원물과 좀비의 만남도 신선했다. 기존에 10대 뱀파이어물은 큰 히트작이 있었던 반면 10대 좀비물 히트작은 없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이 작품을 신선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액션이 뛰어나다. 식당, 도서관 등에서 펼쳐지는 액션을 비롯해 곳곳에서 볼 만한 액션장면이 등장한다. 좀비 소재가 등장한지 워낙 오래됐고 좀비 움직임의 패턴이 일정하기 때문에 사실 식상한 부분도 있었는데, ‘지금 우리 학교는’의 액션은 그 식상함을 뛰어넘었다. 이 액션의 힘으로 몰입이 유지된다.


한국 영상물은 장르오락물에서 사회적 문제의식을 표현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전통을 이어갔다. 제목부터가 ‘지금 우리 학교는’이다. 현재 학교, 10대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 부조리가 좀비 액션을 매개로 그려진다.


극중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하려는 학생은 “여기는 지옥이야 난 그 지옥을 떠나려는 거고”라고 한다. 학교에 좀비가 창궐하는데 구조대가 오지 않자 “다들 학교는 관심도 없어. 안 그랬으면 진작 구해줬겠지. 그렇게 당하고 살지 않게.”라고 말한다.


학교가 지옥으로 바뀌어 가는데도 무관심한 사회. 10대들의 인성타락을 개탄만 할 뿐 학생들이 그렇게 변해가도록 만든 각박한 교육 분위기를 바꿀 생각은 안 한다. 그저 경쟁에서 이기라고만 할 뿐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학원에 다니고 경쟁논리 속에서만 사회화가 이루어진 결과 바람직한 의미에서의 인간성이 사라져가고 있다.


극중에서 좀비 바이러스를 만든 과학자는 자신의 아들이 학교폭력에 당하자 분노 호르몬을 집약한 바이러스를 만들어, 바람직하지 않은 의미에서의 인간성을 증폭시켰다. 타자에 대한 공격성, 약육강식만 남은 인간. 바로 감염된 좀비다. 우리 교육이 바로 그렇게 타인을 이기려고만 하는 존재를 만들어왔고 학교는 점점 삭막해졌다.


이것 외에도 세월호, 코로나19 등 다양한 문제의식을 좀비 드라마로 풀면서 오락성도 놓치지 않았다. 물론 중간에 늘어지는 장면이 있기도 하지만 이 정도면 보기 드물게 흥미진진한 드라마다. 앞으로 속편이 이어진다면 조금 더 짧고 속도감 있게 압축적으로 구성하면 좋겠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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