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방어 성공했지만 향후 변동성↑
시장은 '잠재적 매도물량' 예의주시
이달 들어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의 보호예수 물량이 잇따라 해제됐지만 우려됐던 대량 매도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현재 크래프톤은 전거래일 대비 2500원(0.84%) 오른 29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크래프톤 1550만주가 의무보유등록에서 해제되며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의무보호예수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대주주 등의 지분매매를 일정기간 제한하는 조치다. 조치가 해제되면 유통물량이 단기간에 급증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해 주주들에겐 '악재'로 꼽혔다.
크래프톤의 경우 의무보호예수에서 해제되는 물량이 31.66%에 달했지만, "이미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시장의 평가 속에 악재를 피해갔다.
오히려 크래프톤은 이달 들어 5거래일 간 8.17% 오르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 종가 기준 46만원에서 시작해 '새해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 1위'에 꼽히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지만, 바닥을 찍고 반등세를 찾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날 물량이 풀리더라도 크래프톤 주가가 공모가(49만8000원)를 하회하는 만큼 대규모 매도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보호예수 대형 폭탄' 피했지만 곳곳 지뢰밭
앞서 지난 7일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 카카오뱅크도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전거래일 대비 250원(0.59%) 오른 4만2350원에 마감했고, 이후 3거래일 간 5.01% 상승했다. 보호예수가 풀린 물량만 총 3억3171만주로 카카오뱅크 전체 주식수(4억7516만주)의 70%에 달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당기순이익 2041억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이 보호예수 폭탄을 피할 수 있었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5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9.6% 뛰었고, 영업수익은 1조649억원으로 32.4% 늘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달에만 19일 롯데렌탈이 2221만주 의무보유물량 해제를 앞두고 있고, 20일엔 아주스틸 1193만주가 해제될 예정이다. 롯데렌탈은 이달 들어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고, 아주스틸도 2.40% 오르는 등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이 보호예수 해제의 후폭풍을 비켜갔지만, 여전히 기관과 외국인이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어 변동성이 큰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국예탁결제원도 "이달 44개 상장사의 3억997만주가 의무보호예수에서 해제되는데, 이는 지난해 동월(2억2138만주) 대비 40.0% 증가한 수준"이라며 '물량주의보'를 내린 상황이다.